참고, 또 참고, 참아낼 뿐
화가 난 게 맞는데
화를 내지를 못한다.
아무것도 표현할 수가 없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럴듯한 화를 풀어낼 방법도 모른다.
그냥 가만히 참는다.
그렇게 또 참아낸다.
어디까지 참아내야
터트릴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는 것도
나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도
아니면 불특정 한 무언가에 화를 내는 것도
모두 다 의미가 없는 일이라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 참아낸다.
차분해지는 순간이 오히려 두려운데
그런데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냥 가만히 그렇게 멈춰서는 것 밖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소리를 지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 못할 걸 아니까
그렇게 우두커니 멈춰 선다.
그냥 내가 많이 화가 났다고
그러니까 화를 내도 된다고
소리를 질러도 된다고
그래도 된다고 해주면 안 되는 걸까
안 되는 건지 아니까
결국은 못할지를 아니까
그래서 그렇게 또 견뎌낼 줄 아니까
그래서 그렇게 또 참아낼 줄 아니까
그래서 이런 내가 끔찍하게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