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소 #28

#28 에필로그

by 임경주


에필로그


일주일 뒤, 위소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일본 도쿄였다.

위소가 동경대학원 종합운동장에 도착했을 때는, 한 천재소녀의 레고탑 쌓기가 진행 중이었다.

10층탑은 이미 완성되었고, 그 탑의 꼭대기에 집이 지어졌다.

소녀는 크레인의 발판에서 난간을 넘어가, 그 작은집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구경꾼들 모두가 우! 하고 함성을 내질렀다.

소녀는 안으로 들어갔고, 창문을 통해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바람이 불자, 휘영청 꺾였지만 탑은 신기하게도 무너지지 않았다. 보는 사람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위소는 구경꾼들 사이에서, 위를 올려다보았다. 10층 꼭대기에 지어진 작은 둥지와 그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소녀를 보며 컨트롤러를 조금 올렸다.

순간, 소녀의 인상이 괴로움으로 일그러졌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위소는 컨트롤러를 내렸다. 소녀의 얼굴이 다시 평온을 되찾자, 위소도 활짝 웃었다.

이제는 내가 널 지켜 주리라. 내 목숨을 걸고라도 널 다시는 잃지 않으리라. 반드시 놈들을 일망타진하겠다.

너를 위해.

너를 위해, 내 인생에 모험을 걸겠다. 두 번 다시는 낮은 곳을 찾지 않겠다. 두 번 다시는 안전한 곳을 찾지 않겠다. 비록 험난할지라도, 비록 불안할지라도.

너를 위해, 높은 곳에 위치하겠다. 내 인생을 놈들과의 싸움에 바치겠다. 그것은 내 이름처럼, 나의 사명이다.

우리의 사랑과 용기만 있으면 우린 해낼 수 있다.

위소는 소녀를 보며 다짐했다. 함몰된 광대뼈에는 철사가 걸려있었고, 정수리는 원형쇠틀로 고정된 상태였다. 코는 무너졌고, 한쪽 눈은 이미 실명된 상태였다.

그리고 폐를 관통한 갈비뼈는 아직 제거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위소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보이지 않는 적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위소는 그들을 향해 씩 웃어주었다. 함몰된 광대뼈를 걸고 있는 철사가 안면근육을 따라 움찔거려 따끔했다.

하얀 뭉게구름 사이로, 누군가가 날린 고무동력비행기가 하늬바람을 타고 유유히 비행한다.

위소는 비행기를 보며 또 웃었다. 몇 번을 감아 날린 걸까? 비행기는 소녀의 머리 위를 날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어디선가 하늘소 한 마리가 날아와, 소녀의 주변을 뱅뱅 맴돌다가 위소의 어깨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위소가 손을 내밀자, 하늘소는 위소의 손바닥위로 얌전히 올라타며 더듬이를 꿈틀거렸다.

꼬마, 거래할 시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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