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번째 부동산 투자

투자공부 5년, 나의 20억 달성기 9화

by 서킬스

투자공부를 시작하며 철칙처럼 새긴 것이 있다.

절대 경거망동 하지 말자.
절대 잃지 말자.
절대 나보다 잘하는 사람의 말만 듣자.
그 말이 나의 것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자.


내 집을 사고팔며 겪었던 이런저런 일들이 지난 후 부동산 투자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

약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며 동료들이 하나둘씩 투자했다는 소리를 들어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묵묵히 임장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마냥 좋아 보이던 아파트들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별로였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아파트들이 생각보다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무렵, 나는 이 아파트가 똥인지 된장인지 아주 미약하게나마 분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23년 봄,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고 나와 같이 투자공부를 하는 동료, 선배님들 모두 잔뜩 움츠린 채 지금은 투자하는 시기가 아니라며 관망하는 자세로 바뀌었다. 당시 미국발 금리 인상과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공급폭탄이 있었기에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폭락하던 시절, 내 수중에는 1년 간 박박 긁어보은 4천만 원이 있었다.


원래부터 청개구리 기질이 있던 나는 지금이 나의 실력을 4천만 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투자실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빠른 시간 안에 내 돈으로 할 수 있는 지방 중소도시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주 수도권과 지방을 왔다 갔다 하며 매물들을 보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투자하는 시기가 아니었으니 부동산 사무소, 그것도 지방의 부동산 사무소에 들어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투자할 수 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어리숙한 사람이 찾아오니 사장님들은 한숨을 쉬며 잡상인 몰아내듯이 나를 몰아내곤 했다.


간신히 집을 보더라도 4000만 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투자할 만한 집들이 보이지 않던 시기, 퇴근하기 직전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그날도 매물을 찾아보던 중 충청북도 청주의 한 부동산에서 올린 가격도 싸고 전세가 비싸게 맞춰져 있는 누가 봐도 내가 투자하기 좋은 물건이 소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동산 투자공부를 하기 전 청주에 가본 적도 없었으나 투자 공부를 하면서 청주의 이눅가 86만 명이나 되고 학령기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있는 등 주변 도시들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도시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중에서도 복대동이나 가경동이라는 곳을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생활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 시간을 앞두고 있었기에 행여나 토요일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들까 봐 나는 바로 그날 물건을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부동산에 연락했다.


부동산 사장님은 너무나 지치고 냉랭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서울 투자자는 안 받아요. 맨날 집만 보고 들쑤시고 가고 말이야.

순간 나는


사장님 저는 청주 사람이에요.
오늘 저녁 7시에 보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저 복대동 사는데...

어떻게든 누구보다 먼저 집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사장님께 거짓말을 했다.

퇴근 시간인 5시가 되었다. 회사인 분당에서 청주까지 2시간 만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간다는 생각으로


다행히 사장님과의 약속시간인 7시보다는 아주 조금 늦은 7시 10분 정도에 도착했고 오늘 야근을 해서 조금 늦었다는 너스레를 피우며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집은 주변 회사의 임직원이 쓰는 사택 기숙사로 3명의 남자가 쓰는 집이라 아주 조금 더럽지만 또 괜찮았던 것은 직원들이 집에서 잠만 자기 때문에 부엌이나 이런 곳은 새 거에 가깝게 깨끗했었다. 심지어 금리 영향으로 전세가가 하락하는 시국이지만 이 집의 임차인은 회사였기 때문에 전세금을 많이 조정하지 않고 장기간 쓸 수 있는 장점까지 존재했다.


하지만 이 집은 이 사장님만 거래할 수 있는 물건에다가 사장님께서 외부 투자자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볼 수가 없어 그동안 팔리지 않던 집일 뿐이었다.


이 집이 나의 첫 번째 전세투자 물건으로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부동산 투자를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던 사람이기에 청주에 온 김에 이 물건이 청주에서 정말 내가 가진 돈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따라서 나는 바로 계약하지 않고 주말을 이용하여 주변의 다른 물건들도 조금 더 살펴보기로 했다.


급하게 숙소를 잡고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이 주변의 비슷한 가격대의 다양한 집들을 볼 수 있도록 예약하는 일이었다. 이미 나의 첫 번째 투자후보 물건을 결정했기에 사장님들의 싸늘한 태도나 톡 쏘는 말들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때쯤 나는 이미 청주에서 50개 가까운 물건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같은 도시의 50개 정도의 물건을 보고 나니 금요일 오후에 급하게 내려와서 봤던 그 집이 새삼 싸게 느껴졌다.


정리해 보면


매매가/전세가
A집 : 3.65억/3.2억 (투자금 4500만 원 기업 사택, 동일한 금액으로 전세 2년 연장 예정)
B집 : 3.8억/3.15억 (투자금 7500만 원 세입자 3개월 후 나갈 예정, 이후 전세 2.8억)
C집 : 2.8억/2.5억 (투자금 3000만 원, 집주인이 전세로 살 예정, 하지만 너무 구축)
D집 : 4.5억/4.0억(투자금 5000만 원, 전세입자가 해당 집에서 교습소 운영 중 3층)
...


숙소에 돌아와서 이런 식으로 내가 본 물건 50개를 정리하고 나니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물건에 투자하면 되는지를


약 하루 정도의 고민 끝에 나는 처음에 봤던 그 집을 매수하기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어차피 그 집은 투자자만 살 수 있었을뿐더러 부동산 사장님께서 이후에도 나 이외에는 외지의 투자자들에게 집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여유 있게 결정할 수 있었다.


오히려 마음이 급한 건 매도자였을 것이다. 부동산 사장님을 통해 알아본 매도인의 사정은 이랬다.

부모님의 명의로 집을 덜컥 비싼 가격에 매수, 입주가 안되니 전세를 잘 놓았지만 부모님께서 다른 일이 있어 이 집을 꼭 팔아야만 하는 상황, 게다가 매도자는 이 집으로 이익을 본 게 아니기 때문에 정이 떨어져서 매수자가 나왔을 때 얼른 매도하고 싶은 마음이 큰 상태


나는 이미 이런 상황을 경험해봤지 않은가? 따라서 나는 사장님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장님, 매도자분께 지금 세입자와 이전과 동일한 금액으로
전세 2년 연장계약 마치고 그게 확정된 상태로 제가 계약할게요!


2년 전에 내가 고수 투자자에게 전달받았던 그 특약을 그대로 쓰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청주에서 가장 좋은 생활권에 속하는 신축 아파트 30평대를 3억 6천만 원에 매수하고 3억 2천만 원에 전세 2년 세팅이 완료된 상태로 나의 투자금 4천만 원만 활용하여 매수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부동산 투자였다.


결론적으로 2년 후 이 집은 2년이 지났을 때 약 8천만 원이 오른 4억 2천만 원에 매도했고 결과는 이렇다.


매수 : 3억 6000만 원
전세 : 3억 2000만 원
투자금 : 4000만 원
매도 : 4억 2000만 원
수익금 : 8000만 원
수익률 : 200%


초심자의 행운으로 2년 동안 4000만 원으로 8000만 원이라는 수익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어느 책에서 보았다. 운이 좋으려면 그 운을 잡으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나는 그 말이 참 인상 깊었고 그 말대로 운을 잡으려 누구보다 애썼다.

이 투자를 하기 전 약 1년 간 그 누구보다 부동산 투자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자부한다. 매주 주말이면 지방에 임장을 가고 평일엔 부자들이 쓴 책을 읽거나 투자 관련 강의를 듣고 같은 투자 동료들의 투자가 있다면 함께 따라가 보기도 하면서 내 돈이 일하며 재산을 불릴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잡을 수 있는 결단력이 생기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리고 섣불리 큰돈을 가지고 투자한다는 생각보다는 1년 동안 모은 자금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를 하며 경험을 쌓았다는 게 무엇보다 좋은 선택이었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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