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하류 둑 부근,
저물어가는 하늘가로 날아오른
가창오리 떼의 군무가 자욱하다
새들의 날개 파닥이는 소리가 귀 찢어놓을 듯하고,
새들은 세찬 바람의 기류에 얹혀서
한창 뼛속을 비워내는 중이다
새들이 하늘에다 내리고 있는 뿌리들이
완강하게 허공을 움켜쥐고 있구나
땅에다 내리는 한 생애의 뿌리도
이리 감당하기 힘든데,
저토록 많은 생애들이 모여 만든 하늘의 뿌리라니
번성한 뿌리의 대군(大群)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