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링을 향해

승패를 넘어 나와의 싸움으로

세 번째 대회를 앞두고 있다.

대회 준비는 늘 비슷하다.

러닝, 줄넘기, 샌드백, 미트 치기, 스파링.

하지만 반복 속에서도 매번 다른 일이 생긴다. 며칠 전 스파링 중에는 상대 잽이 내 눈앞을 스치고 갔다. 순간 번쩍했지만 다행히 쓰러지지 않았다.


훈련이 끝나고 샌드백을 치고 있는데 평소 친분이 있던 H님이 옆에서 같이 샌드백을 치면서 응원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뻘쭘해서 괜히 더 크게 쳐보았다. H님이 깔깔 웃었고 나도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땀에 젖어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그런 사소한 장난 하나에 기분이 풀린다.


우리 체육관은 스파링 영상을 카페에 올려주는데 내 영상을 봤다고 말해주는 관원분들도 있었고 내 영상에서 움직임이나 스파링을 따라 해본다는 분도 있었다. 난 아직 많이 부족한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다.

난 칭찬이 너무 좋다. 칭찬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하면 부정이 아닌 진심으로 받아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칭찬을 여유 있게 받는 것도 능력인 것 같다.


세 번째 대회 준비는 두 번째 때보다 훨씬 힘들다.

이미 패배도 경험했고 체력 한계도 알아버렸으니 더 이상 순진하게 덤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버티고 또 버틴 끝에 찾아오는 행복한 순간들이 있다. 새벽 러닝 도중에 마주친 동네 강아지, 손에 생긴 굳은살을 보며 스스로 놀라는 순간, 샌드백에 주먹을 꽂을 때 손끝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감각. 그럴 때마다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이기고 지는 문제를 넘어선다. 두려움에 무너졌던 어제의 나를 이겨내는 싸움이다. 진지함과 장난이 섞여야 오래 버틸 수 있다. 땀방울 사이로 번지는 웃음, 지쳐도 다시 일어서는 몸, 그 모든 과정이 이번 도전의 의미다. 링 위에서 끝까지 버틴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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