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고 중심'의 사람이었다
학습을 하는 나이를 지나 사회인으로 접어들면서 '감정 교육'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 감정적 이해와 공감보다는 원인과 결과를 먼저 생각하는 사고 중심적 성향으로 후천적 학습화되는 것 같다.
내가 테라피스트의 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고 중심의 사고였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분명한 몸의 상태. 그것은 분명한 사고 중심이었다. 자세 문제로 척추측만이 발생하고, 자세에 의한 거북목 일자목, 그 원인에 따른 테라피. 이것은 분명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기에 테라피 방법도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테라피스트 일을 할 때 내담자가 말을 걸거나 스몰토크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나의 집중력을 흐트려뜨려 정확히 분석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몸의 상태보다는 내담자의 내적 아픔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랜 병원 생활, 암으로 인한 생활의 멈춤, 신진대사 흐름의 느려짐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
처음엔 당황스럽기만 했다. 이건 내가 배운 게 아니었으니까.
나는 분명히 말하자면 14년의 회사 생활로 감정적 이해보다는 결과적 사고에 맞춰진 사람이다. 공감 능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적절한 조언도 공감도 잘 못해드렸다.
답답했다. 뭔가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을 모르겠는 거였다.
그래서 그냥 들어드렸다. 그냥 듣고 또 들어드렸다.
그러다 내 생각이 바뀐 것은, 사람의 1:1로 내담하는 일은 어떤 직군이건 간에 공감이 우선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까지 기술을 팔았다.
이제야 느낀다. 마음으로 듣고 공감을 나눠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