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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smiths Oct 14. 2023

송의 통일전쟁

- 송요전쟁의 프리퀄

당나라는 절도사의 난으로 와해되고, 다시 분열되어 이른바 오대십국의 시대가 되었다. 

송의 태조 조광윤은 오대십국의 혼란기를 수습하고 하나의 천하를 통일하며 새로운 통합시대를 열었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저녁, 조광윤은 답답한 마음에 대설을 뚫고 책사 조보를 찾아간다. 조보는 조광윤의 제갈량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요즘 잠을 편히 잘 수 없소이다. 과인의 침상은 모두 다른 사람의 집이오. 그래서 경을 만나러 찾아왔소."

중원을 장악했으나 아직 남쪽과 북쪽에 십국이 존재하고 있어서 완전한 통일을 이루지 못함에 답답하다는 뜻이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야밤에 눈보라를 뚫고 조보의 집을 찾아왔겠는가.


조보는 이를 알아차리고 이렇게 말했다.

"사실 지금이 남정북벌의 시기입니다. 신은 폐하의 성지를 받들고 싶습니다."

후량-후당-후진-후한-후주-(송) (오대)

"나는 태원을 수복하고 싶소."

태원은 지금의 산서성의 수도로서 당나라가 시작된 곳이기도 한 하북의 요처였다. 그러나 그 곳에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자리잡고 있었다. 보다 중원 중심의 당시에는 태원이 지정학적으로 가치가 높았으니 태원을 먼저 치고 싶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조광윤은 북한에 구원이 있었다. 예전에 북한은 송나라 내부반란인 이균을 도왔고 여기에 조광윤은 괴씸하게 생각했다. 당시에 북한에 도전장을 보냈으나 북한이 '그저 한나라의 맥을 보존하고 싶을 뿐'이라고 답하며 회피했다. 조광윤은 북한을 공략해들어갔다. 그러나 태원성을 점령하는데 무척 고전했지만 함락할 수 없었다. 여기에 폭우와 설사병이 돌아 군대가 힘들어하면서 조보를 비롯 모든 장수들이 퇴각을 요청했다. 조광윤은 퇴각하며 이를 갈았었다.


그러나 조보는 반대했다. 태원을 점령한다 할지라도 서쪽과 북쪽 두 변방이 노출되어 있고 여기에는 이미 거란과 위구르족이 강성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두 변방의 강적으로부터 외침을 방비해야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에 조보는 남방의 여러 나라들을 평정한 후에, 협소한 북한을 정벌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조광윤도 동의하며 결정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선남후북'의 통일정책이다.


북송

이후 조광윤의 송은 남쪽의 여러 나라들을 통합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바라던 북한을 향해 출정을 준비하던 무렵 갑자기 송태조 조광윤이 사망한다. 그러면서 그는 완전한 통일을 완수하지 못한 체, 죽고 말았다.


그런데 조광윤 갑작스러운 사망에는 미스터리가 있다. 아직도 수많은 야사와 혐의가 있다. '송사기사본말'이라는 사서나 여러 야사에서 그의 사망에 대한 의심스러운 이야기가 나온다.


조광윤은 죽기 직전 동생 조광의와 술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는 조광의 밖에 없었고, 둘은 말다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촛불이 심하게 흔들리는 그림자가 보였고, 이후 도끼가 내려치는 소리가 들였다. 그래서 이런 음모론을 '촉영부성'(촛불 그림자와 도끼 소리)이라고 불렀다. 조광윤은 급서거하고 왕좌는 조광의가 차지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의심을 받게 되고 그와 관련된 정황과 이야기는 여기저기 많다. 

조광윤(좌)과 조광의(우)

아무튼 조광의가 송태종이 되는데 송태종에 이르러서야 통일작업이 어느 정도 완수된다. 

조광의는 마침내 북한을 공략하기로 했다. 


북한의 군사력은 송에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은 북방의 강자 요나라에 사대하며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요나라는 만주의 거란족이 세운 나라로서 이미 당말부터 막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고, 이 시기에 중원의 일부분까지 차지하고 있었다. 이른바 유운16주(연운16주)는 요나라의 영토였다. 유운16주는 지금의 북경이나 대동 같은 하북의 주요 지역이 포함되어 있었다. 


중원의 세력이 두차례 북한을 공략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었다. 한번은 후주(조광윤이 송나라 세우기 이전의 중원 패자로 5대 중 하나에 속한다) 세종이 공략했다가 요나라 원병으로 물러났고, 태조 조광윤 때에는 설사병에 물러났었다. 따라서, 실력으로 붙는다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마침내 송나라 태종은 친히 군대를 이끌고 북한을 치러 원정을 나섰다. 북벌군은 총 4개로로 나눠서 진군했다. 남벌을 하며서 강성해진 송군은 요군을 쉽게 물리쳤고, 요나라의 원병이 패퇴한 뒤로는 북한을 함락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송 태종은 마침내 북한을 굴복시킴으로써 불완정한 통일을 마침내 완수하게 된다. 

송나라는 태원성 공략에 너무 애를 먹었으므로 천혜의 요처에 자리잡은 천혜의 요새 태원성을 불태워 헐어버린다. 이는 훗날 북방에서 요나라가 침공할 때 송나라로서는 중요한 방어성을 없애버린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아무튼 송태종에 이르러 마침내 통일을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 유운 16주가 요나라에 속해있었다.

태종은 북한을 분쇄한 기세를 틈타 곧바로 유운16주를 수복하기 위해 요나라를 공략하기로 한다.

장수 최한은 유운 16주를 찾는 것과 북한을 합병하는 것은 한 묶음이라며 태종을 설득했고, 초전에 요군을 격파하고 북한을 함락한 예기를 앞세워 북진했다.

태종이 이끄는 송군은 요나라의 남경(지금의 북경)을 포위하며 마침내 요나라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후 송요전쟁은 여기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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