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다.
한국에 계시는 나의 아버지는 아직도 큰딸과 외손자가 살고 있는 독일이 밤인지 낮인지 모르겠다 하신다.
그리도 몇 번을 시차에 대해 말씀드렸건만, 알겠다 알겠다 하시고는 돌아서면 잊어버리시는 건지 새벽에만 전화가 온다.
오늘도 또 말씀드렸다. 한국이 저녁이 되면 여기는 아침이라 생각하시면 된다고.
이불 호청을 갈아 끼우다 울화가 치밀었다.
이불 속통에 호청을 덧씌워 꿰매던 건 내가 초등학교 전에나 있던 일이었는데, 여기는 아직도 그러고 산다.
세탁기가 작아서다.
키들은 멀떼같이 큰 사람들이 세탁기며 냉장고며 다 작아도 너무 작다.
4인 가족이 쓰는 세탁기가 보통 7~8kg이라는데,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그것만은 안 되겠어서 우리는 제일 큰 걸 샀는데도 그게 11kg다.
게다가 드럼이라 입구가 작다.
그나마 한국 브랜드 세탁기라 입구가 10원어치는 넓다.
차렵이불을 그대로 넣고 세탁조에서 쌩쌩 돌아가는 걸 봐야 이게 빨래지 하며 속이 시원한데,
여기서 빨래를 할 때면 나는 애써 외면한다.
보고 있자면 영 못미덥다.
한국에서만 평생 살다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아주 사소하지만 큰 차이다.
뭐든 작다. 거실만 우라지게 크다.
물론 좋은 것도 있다.
창문들이 여기저기 뚫려 있어 채광이 좋다는 것.
아파트로 꽉 차 있지 않아 시선이 탁 트인다는 것.
이불커버를 갈아 끼우려고 속통의 네 귀퉁이를 맞추다 고만 내 혈압이 올라
“에이씨” 하고 내동댕이를 쳤다.
그리고 꼼수를 썼다.
전기장판 위에 속통을 깔고 이불 호청을 그 위에 그대로 올렸다.
어차피 다시 또 맞춰 넣을 거면서.
우선은 그리 두기로 하고 침대 세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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