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쏘와 짱구

by 김미현


우리 집 괴산아저씨가 작년에 사다 안긴

선물이다.

수면바지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싶어

아무거나 좀 사다 달라고 했다.


입고 있던 나의 마시마로 수면바지가

10년이 되더니 결국 수명을 다한건지,

입고 있어도 질질 내려와 이건 뭐 밸리댄서도 아니고, 고무줄도 삭나 보다.


바다 건너 그의 손에 들려온 나의 새삥 수면바지 두 개.

하나는 핑크요. 하나는 짱구다.

짱구는 입자마자 숨통이 조여왔다.

아저씨가 말했다.

”터쟈 주께. “

손으로 늘려 주겠다는 뜻이다.

트드덕 트드덕.

아저씨의 괴력에도 그 새삥 짱구 고무줄은 너무나 쫑쫑했다. 그대로 패스.

차라리 널널한 게 낫지.


그다음 핑크.

이건 쏘세지인가.

나를 순대로 만들 셈인가.

독일 와서 내 얼굴 보고는

시커먼스라고 그리 놀려 먹더니,

가뜩이나 까매진 내 피부에 굳이 그 연분홍색을?

궁여지책으로 그 바지를 입을 수밖에 없는

나의 굴욕감.

자고 일어나면 밑단 고무줄이 종아리를 타고 올라와 무릎 밑에 와 있었다. 우이쒸.


아저씨는 그런 나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리 싫다더니 결국 입고 자고 있었으니 자기가 이긴 게 된 거다.

그래. 이기시오.


핑쏘는 이제 굿바이다.

곧 있음 새로운 새삥 두 개가 온다.

아저씨가 이번에 오면 짱구를 제대로 잘 터쟈준다(늘려준다)는데, 그 새삥은 안타깝게도 그 길로 그의 손에 아작이 날것이다.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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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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