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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Sep 22. 2017

인사담당자가 꼬질러주는 회사 승진 제도의 진실

복종하느냐, 내 길을 가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 why - 절망만 주는 승진제도.. 왜 만들었니?


"(OO대리) 아! XX.. 올해도 승진 떨어졌네.. 이거 회사에 비전이 없다, 없어!"
"(나) 당신 말고 회사에 일할 사람 많네요. 자기 분수를 저렇게 모를 수 있나? 승진할 자격을 갖추고나 저런 말을 하는지..쯔쯔"

나는 인사 업무 초년병 때, 승진에 떨어졌다고 투덜대는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속으로 했었어요. 나는 회사의 승진제도라는 것을 없어서는 안 될 신성한 그 무언가로 받들어 모셨지요. 그래서 나는 직원들의 생각이 멍청하다고 봤어요.  모든 사람이 승진해야한다고 믿는 직원들 생각에 절대 동의할 수 없었죠.  


'자기 스스로의 능력과 성과를 판단도 못하는 바보 멍OO들!'


그런데, 나도 곧 그 바보 멍OO 그룹에 끼게 되었어요. 왜냐고요? 나도 과장 승진에 보기 좋게 낙방했거든요 ㅠㅠㅠ. 거기다 승진한 인간들은 하나같이 자기개발도 안하는 복지부동 스타일이고요. 그 시절 우리 회사의 과장 승진율은 50%.. 매년 승진 대상자 중 절반은 낙방하여 절망의 술을 부어라 마셔라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요.


도대체 직원들에게 절망만 안겨주는 승진 제도는 왜 만들어졌고, 왜 계속 유지되는 것일까요?



2. what - 회사에게 승진제도란?


- 김 대리, 올해는 승진해야지? 자네 입사동기들보다 뒤쳐져서야 되겠어?
- 자~ 이 프로젝트 제대로 해보자고.
- 야근도 하면서 자네의 열정과 능력을 제대로 쏟아보는거야. 내가 밀어줄께.  알았지?

회사에게 승진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이 말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간단히 정리해볼까요?한마디로 당근과 채찍.. 그 중에 후자인 채찍으로 직원을 쪼는게 핵심이죠.

승지제도의 동기부여 로직 : 당근과 채찍

1) 채찍 1 : 승진제도만큼 직원들을 쪼는데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


이것을 좋은 말로는 '동기부여'라고 말합니다. 직원들은 게으르고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승진을 미끼로 던져서 자기 능력을 100% 발휘하도록 합니다. 


특히, 승진만이 자기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성공중독자'들이 자기의 능력을 200% 발휘하고, 주위 사람들이 100% 능력을 활성화하는데 아주 탁월하죠. 회사가 일일일 잔소리하면서 관리할 필요가 없어요. '승진하려면~~~'이라는 말만 가끔 흘려주면 되죠.


2) 채찍 2 : 저성과자를 골라내는데 아주 유용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저성과 직원 또는 조직부적증 직원을 골라내야 하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회사에서 내보내야겠죠. 그런데, 그런 유형 직원을 골라내는 가장 좋은 제도가 승진 제도입니다. 왜냐고요? 저성과  직원은 승진 3수, 4수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눈에 보이겠지요?


3) 당근 : 상위 20%에게만 달콤한 당근을 준다.


승진제도가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냐고 묻고 싶어지나요? 당근 있습니다. 승진하면 연봉도 올려주고, 과장-차장이라는 사회적 지위라는 선물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이것은 상위 20% 성공중독자들의 워너비예요. 중간 70%에게는 당근보다는 오히려 채찍이 더 가깝게 느껴지지요.



3. How - 승진제도를 나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려면.. (감자댄서의 직딩해피레시피)


승진제도 관련해서 가장 슬픈 사실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간단해요.


내 개인의 힘으로
승진제도라는 올가미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죠.


그러면, 비록 올가미에 갖혔지만 승진제도를 나에게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바로 여기 있습니다

첫째, 회사에서 내 가치가 어느 그룹인지 파악한다.  


승진을 둘러싼 경험을 해 보면, 내가 회사에서 상위 20%인지 medium 70%인지 알게 됩니다. 내가 속한 그룹이 마음에 들면 그렇게 쭉 회사생활하면 됩니다.


반면, 나는 상위 20%에 속하고 싶은데 회사에서는 나를 medium 70%로 본다면 더더더 역량개발해야죠.


둘째, 나만의 승진 목표직급을 정한다.


승진제도는 올가미라고 했죠? 점점 나를 옥죄오는 올가미 말이예요. 그 승진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두가지여요.


하나는 '성공중독자'가 되어 올라가고 올라가고 또 올라가는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 목표직급'까지만 승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이후는 미련을 버리는 일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승진 목표직급은 아래에서 3번째 직급입니다.  만약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전형적인 직급제도를 가진 회사라면, 과장에 해당하지요. 과장까지는 열심히 해서 승진해야죠. 왜냐면, 그 정도 직급까지 가야 연봉 수준이 살만한 수준이 되니까요. 그리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일에 대한 보람도 느낄 수 있거든요.


세째, 승진은 '실력+정치력+운'이 결합체이다.


상기 3가지 요인중에 하나만 좋아서는 승진 못합니다. 그러니, 3가지 역량을 골고루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황금비율을 찾아야 합니다. 내 실력이 탁월하지 않다면, 실력 30 + 정치력 60 + 운 20의 조합을 만들어야겠죠?



4. 에필로그 - 인사담당자의 마지막 당부!


1.

절대 100% 실력만으로 승진한다는 환상은 깨세요. 알고보면 동료들의 실력 차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승진 실패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세요. 승진율 50%면, 동기 10명 중 5명은 낙방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그 나머지 5명 중 2.5명은 또 낙방이고요.



핵심은
승진제도에 복종할 것이냐
자유로울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전 09화 인사담당자가 꼬질러주는 인사평가의 두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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