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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Dec 31. 2017

인사담당자가 꼬질러주는 인사평가의 두얼굴

소심한 직딩의 인사평가 이야기 3편

1. .프롤로그


"지난 한해 당신이 잘 한 일이 있나요?"

"당신의 2017년 인사평가는 D입니다. 내년에 더 잘 해 봅시다."


나는 2017년 인사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습니다. (A, B, C, D, F등급 중에) F등급은 필수가 아니라 옵션이므로, 실질적으로 F등급을 받은 셈이지요. ㅠㅠ 회사생활 18년만에 D등급을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열받냐고요?


아니요. 나는 대기업에서 인사업무를 10년을 했고, 그 중에 7년을 인사평가 업무를 담당했어요. 그래서, 내가 D등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압니다. 그래서, D등급을 그냥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이미 2017년 초에 내 인사평가는 90% 정해져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그러면, 내 일한 성과와 인사평가는 관계없는 것이냐고요?


나는 얘기해 보려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과와 회사의 인사평가 결과 간에 왜 그렇게 큰 간격이 발생하는지 말이지요. 그래서, 진정 인사평가를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해보려고 합니다.



2. why - 왜 나는 인사평가를 잘 못받는가?


내 인사평가 결과가 기대보다 낮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내가 인사평가 Logic을 잘 모르기 때문이죠. 이 Logic을 모르는 한 나는 평생 D등급을 받을 수 밖에 없어요. 나만의 착각을 깨부시지 않는 한 아무리 해도 소용없습니다. 나만의 착각 3가지를 설명해 볼께요.

   1) 표현은 안해도 평가자는 냉정하다! 내 기준 = 평가자 기준 ?


직원 : "올해 나는 이렇게 이렇게 열심히 많은 일을 했습니다."
평가자 : "(그건 당신만의 착각이고...) 당신은 특별히 뛰어난 성과를 올린 게 없습니다.
                 그냥 무난히 주어진 일을 처리했군요."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평가자께서 평소에 '수고했어.' 또는 '잘했어.'라고 말했는데, 인사평가 면담에서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니 말이죠. 평소에 '잘했어.'라고 한 말은 인사치례 립서비스였던 건가요?


맞습니다. 립서비스였어요. 평가자에게 '우수한 성과'란 이런 것입니다.

① 전년도보다 '차원이 다른'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② '차원이 다른' 성과란 기존 업무 개선을 통해 획기적인 성과를 낸 것을 의미합니다.


즉, 그냥 '열심히' 한 것은 평가자에게는 '보통 성과' 밖에 안되요. 내가 착각한 셈입니다.


  2) 난 다른 직원 성과는 몰라


직원 : "난 이렇게 이렇게 100% 좋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평가자 : "(당신 분수도 모르는 군요.) 동료 OO는 120% 성과를 올렸어요.
                그러니, 당신은 D등급!!!"


나는 알고 있습니다. 회사 인사평가가 상대평가라는 점을 말이지요. 극단적으로 모든 직원이 200% 성과를 올린다 해도, A등급은 300% 성과를 올린 몇 사람만이 받을 수 있습니다. 나는 그 Logic이 나한테 이렇게 냉혹하게 적용될 줄은 몰랐어요.


평가자들은 평소에 표현을 안 할뿐, 그들의 머리속에는 직원들간의 비교 그래프가 항상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을 모른 채 '내 성과 100%'만 우겨봐야 '자기 분수도 모르는 놈'이란 소리 듣습니다.


게다가 임원들이 중요시하는 업무를 한 직원이 있고 아닌 직원이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나는 임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를 하지 않았죠. 최종 평가자인 그들에게 나는 '듣보잡'이었던 셈입니다.


  3) 내 업무 태도에 차별성이 없어


직원 : "나는 1년 동안 이렇게 이렇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평가자 : "(당신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군요.) 당신은 스스로 업무를 한 적이 없어요.
                내가 지시하면 그제서야 일을 했지요.
                거기다가 이렇게 업무를 개선해보자 제안하면, 이런저런 핑계만 늘어놓았지요.
                당신은 업무할 때마다 나아지기는 커녕, 그 전에 했던 내 지적사항을 또다시 반복했습니다."


평가자들은 냉정합니다. 1년동안 내가 했던 행동, 태도를 모두 눈여겨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동/태도에 이미 꼬리표를 달아놓아지요. 뭔가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직원, 아무리 얘기해도 개선이 없는 직원, 업무 열정이 있는 직원과 열정 없는 직원...


나에게 달린 꼬리표는 후자였던 것이지요.



3. what - 좋은 인사평가를 받기 위한 Logic


나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인사평가를 잘 받을 수 있습니다.


1) 임원들이 중요시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2) 전년 성과(평가자의 기대치)보다 '차원이 다른' 성과를 냈다.

3) 동료 직원보다 '한 단계 높은' 성과를 냈다.

4) 1년 내내 업무에 대한 열정과 도전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내가 이러한 조건을 갖추치 않았다면, 좋은 인사평가는 기대조차 말아야 하는 걸까요?

빙고~~~
맞습니다.
포기하세요~~~




4. how - 어떻게 해야하는가?


회사의 인사평가 시스템이 이러한데도, 인사평가를 잘 받고 싶다고요? 아래에서 그 비법을 알려드릴께요.


   1)회사에서의 내 목표를 명확하게 선택하라.


내 회사 생활 목표를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목표에 맞는 전략적 포지셔닝을 할 수 있습니다.

- 목표 1 : 나는 회사에서 Top 20%에 들어 임원 승진까지 승부를 보겠다.
                (내 영혼을 회사에 기꺼이 받치겠다.)
- 목표 2 : 나는 임원 승진까지는 아니지만, 남들만큼 늦지 않게 승진하고 싶다.
- 목표 3 :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욕먹지 않고, 짤리지 않을 정도만 일하겠다.
                (내 영혼을 회사에 팔지 않겠어.)


  2) 올해 내 인사평가 환경을 냉정하게 판단해서 포지셔닝을 정하라.


회사 생활 목표를 정했다면, 이제는 내 인사평가 환경을 다음 두가지 항목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① 임원들의 관심도

② 차원이 다른 성과 창출 가능성


올해 내 업무가 두가지 항목 중에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마음을 비우세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두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업무를 맡을 것인가 고민하세요.


  3) 연초에 '우수' 성과에 대한 정의를 협의하라.


내 업무가 '차원이 다른 성과 창출 가능성'이 있는 업무라면, 연초에 평가자와 협상을 해야 합니다. 평가자가 기대하는 성과 수준을 명확히 파악하여, 일종의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내가 이만큼의 성과를 올리면, 당신은 나에게 '우수'를 줘야 한다는 방식 말이죠.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해야 합니다. 그래야, 연말에 그것을 증빙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4) 1년 내내 열정있는 태도를 보여줘라.


올해가 아니라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면, 나는 1년 내내 업무 열정을 드러내야 합니다. 평가자들은 이런 태도를 '업무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업무에 대한 개선 의견을 자주 제안한다. (그것이 가능하든 아니든)
- 평가자의 지적사항은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나 노력하고 있어요.)
- 팀 전체 업무에도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제시한다. (나 우리 팀 업무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요.)
- 이도저도 아니면, 동료들보다 일찍 출근하기라도 해라.



5. 에필로그


회사라는 조직과 평가자들은 '냉혹'합니다. 특히, 인사평가와 승진 결정에서 말이지요. 평소처럼 덕담과 격려만 하는 그런 따스한 형님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을 경험했다면 이제는 내 행동을 바꿔야 합니다.

좋은 인사평가와 승진을 향해 돌진하는 불나방이 될 것인지, 그럭저력 회사 다니는 존재가 될 것인지 말이지요.내가 회사에서 승부를 보겠다면, 앞에서 말한 4가지 전략을 실행하세요.


명심하세요. 인사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는 '내 착각'에서 먼저 벗어나야 합니다. 평가자는 '열심히'를 '잘'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시대로만 하는 직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2018년 내 인사평가 환경을 점검하고 어떻게 할 지 결정하세요. 내 영혼을 회사에 팔 것인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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