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F인 척 하는 T유형이 불편하다.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15]

by 감자댄서

1. 롤로그 - MBTI


회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MBTI 관련 두가지를 깨달았.


첫째, 내 MBTI 유형은 INTJ가 아니라 INFJ라는 점.. (2년전에 깨달음.. 아주 뒤늦게...)

둘째, 나에게는 T형 동료보다는 F형 동료가 좋다는 점..


* T형 : 사고형. 내 용어로는 '냉정한 인간'. 논리적인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

F형 : 감정형. 내 용어로는 '휴머니스트'. "그래도, 일은 일이고, 사람으로써 그렇게는 못해."


이 두가지를 불과 2년 전에 깨달았다는 점이 이하지만, 그래도 난 이제서야 알았다. 내가 편한 것이 무엇이지 말이다.


그리고, 이것을 깨달은 계기도 복잡하지 않다. 그냥 생각해 보니, 나에게 F유형들이 편하기 때문이다. 즉, 회사에서 업무 얘기를 할 때이든, 서로의 개인 얘기를 할 때이든, 나에게 공감 먼저 해주고, 나도 그 사람에게 공감해주는 것이 마음이 따스하다.


반대로, 공감 아닌 논리 또는 충조평판 (충고, 조언, 평가, 판단)하는 사람이 불편해졌다.


솔직히 나도 헷갈린다. 내가 원래 이랬는지, 나이 들면서 바뀌었는지 말이다. 여하튼 지금은 F 유형처럼 사는 게 편하고 행복하다.


그런데,

가끔 회사에서 특이한 유형을 만난다. 그런데, 그 유형은 좀 불편한다. 어떤 유형이냐 하면...


T 유형인데 F 유형인 척 하는 사람!!!




2. WHY - 그들이 불편한 이유


T 유형인데 F 유형인 척 하는 사람이 불편한 이유도 심플하다.


그들은 '공감'하는 척만 하지 진실되게 '공감'해 주지 않는다. 겉으로는 웃으며 말하지만, 속마음은 알 수 없는 경우다. 냐하면, T 사고형들은 무엇이든지 일단 평가 (옳다 / 아니다)를 하기 때문이다. 옳다/아니다라는 의미는 모든 일에 O와 X 딱지표를 붙이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X 딱지를 붙인 것에는 당연히 불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꾸 조언을 하려고 한다. 물론 그들은 조언이 아니고, 도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백퍼 조언으로 들린다. 특히, 내가 요청하지 않은 조언 말이다.


그러면, 그들은 왜 조언을 자꾸 할까?


그것도 심플하다. 뼈속까지 F 유형들은 1단계 공감, 2단계 토닥토닥 이런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반면, F인 척하는 T 유형들은 1단계 공감인 척 하면서 평가, 2단계 조언 이렇게 한다. 아마도 조언을 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난 그들이 불편하다.





3. 혹시 내가...


앞에서 말했다. 나는 내가 T 유형인 줄 알고 살아가다가, 2년 전에야 내가 F 유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혹시 내가 F 유형인 척하는 T 유형 아닌가?


가슴이 아닌 머리로 공감하고,

조언 하고 싶은 마음을 이성으로 억누르고,

가면 쓴 미소만을 보여주는...

내가 회사에서 인간관계와 업무를 하는 방식을 한 번 생각해 보았다. 4~5년 전에 이런 적이 있었다.


동료 A가 있었다. A는 업무경험도 많지 않고, 윗사람 관심사 파악하는 센스도 별로 없었다. 즉, 일을 잘 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그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나는 A를 평가하고 판단하여 일 못하는 동료로 찍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매우 이성적이고 드라이하게 업무적으로만 말하고 행동했다.


반면, 동료 B가 있었다. B도 A와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었지만, 나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특히, 점심 메뉴와 빵, 커피에 대한 취향이 비슷했다. 나는 B에게는 이성적이고 드라이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지...' 자세로 말했다. 업무도 많이 도와주고 말이다.


나는 왜 이렇게 A와 B에게 다른 방식으로 행동했을까?


내가 T유형이기 때문인 거 아닐까? F 유형인 척 하는...





4. 에필로그 - 나는 F 유형으로 살겠어.


나는 몰라도 좋다. 내가 진짜 T 유형인지, F 유형인지 말이다. 그냥 F 유형으로 사는 게 편하고 행복하다. 그래서, F 유형으로 나를 생각하고 살아가고 싶다.


단지, 이런 T 유형들의 행동만 안 하고 싶다.

- 모든 이슈에서 '~라면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진다.
- 모든 대화에서 자기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 그리고, 그 판단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조언하고 충고한다.


내가 이런 T유형 행동을 하지 않으려면, T 유형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팀장 같은 직책자가 된다든지 하는 상황 말이다. 굳이 내가 흑화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나를 밀어넣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뭔 부귀영화를 얻겠는가 말이다.


나는 그냥 이렇게 살고 싶다. 어설픈 F 유형 직딩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