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습니다." 꼰대 팀장 인사평가면담 대응법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19] 짧을수록 좋은 평가면담

by 감자댄서

1. why - 아무 질문이나 마구 던지는 무례한 팀장에 맞서는 방법


"올해 당신 삶에서 얻는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아..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질문인가? 평가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왜 이런 질문을 하는거여.

회사 업무 얘기 하던가, 할 얘기가 없으면 덕담 주고 받고 끝내던가.


왜 개인 영역에 해당하는 질문을 던지나..


나는 당황해서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이렇게 대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진짜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었다.





2. what - 인사평가 면담에서 불쾌한 2가지 팀장 유형


매년 연말마다 겪는 인사평가 면담은 재미는 당연히 없고 기분이 안 좋다. 특히, 불쾌한 기분을 주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트집잡기 유형


모든 직원에게 좋은 평가를 줄 수는 없다. 그래서, 이런 트집잡기 유형은 평담 시간의 90%를 업무 트집잡기에 할애한다. A업무는 이게이게 미흡했고, B업무는 이게이게 아쉬웠다 등...


그 트집잡기 피드백이 100%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듣는 나는 기분 매우 나쁘다. A업무에 대해 그렇게 불만이 많았으면, 그때 얘기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지금 연말에 와서 트집잡기 하나?


이런 트집잡기를 1시간 내내 한다. 이런 팀장은 면담도 오래한다. ㅋㅋㅋ 피드백을 트집잡기라고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성실하다. 여하튼 이런 면담을 하고 나오면, 멘탈이 멍해지고 심장에서 분노에 찬 붉은 주먹이 올라온다. 음하하하하


둘째, 예상하지 못한 개인적인 영역 질문을 던지는 유형


앞에서 얘기했던 유형이다. 나는 업무와 회사 관련 얘기를 할 것을 예상하고 평가면담에 들어간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던진다.

- 올해 개인적으로 얻은 성과는 무엇입니까?
- 내년에 개인적 목표는 무엇입니까?

아마도 이런 질문을 아이스브레이킹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평가 얘기로 바로 들어가면, 삭막하다고 느껴서 이런 개인 영역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 이해는 간다. 그런데, 왜 내가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아이스브레이킹 질문은 편하게 답할 수 있는 아무런 부담없는 질문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은 그렇지 않다. 왜 내가 업무상 관계 사람에게 내 개인 영역 답변을 해야 하는가?


그런데,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이런 개인적 영역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업무별 성과에 대해서는 대충 얘기하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첫번째 유형은 너무 세세하게 트집을 잡아서 기분 나쁘다면, 이런 유형은 업무별 성과 얘기를 거의 안한다는게 특이하다.


여하튼 이런 두가지 유형 면담은 기분이 안좋다. 나만 그런거 아니지요? ㅎㅎ





3. how - 무례한 평가 면담 대응법은?


솔직히 두가지 유형 모두 대응이 어렵다. 왜냐하면, 인사평가 면담은 시작과 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나에게 없기 때문이다. 평가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질문과 피드백이 모두 끝나야 면담도 끝이 난다.


아...


일단, 두가지 문장 사용이 가능하다.

네, 알겠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고민해보려 합니다.


첫번째 트집잡기 유형에게는 "네, 알겠습니다."라는 대답으로 면담 조기 종료를 노려야 한다. 혼자 말하다 지치면 단 5분이라도 일찍 끝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런 방법은 평가자의 트집잡기에 울컥하는 마음을 토닥일 수 있어야 가능하다. 참아라. 여기서 뭐라고 말한다고 해서 평가자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


두번째 예상 못한 질문을 던지는 유형에게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방법 밖에 없다. 평가 면담과 어울리지 않는 질문에 대해 나는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전달하면서, 엉뚱한 얘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예상 못한 질문에 뭔가 대답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그냥 뭔가 얘기하면, 상대방은 그것을 진심으로 듣고 그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시작한다. 그냥 모르겠다고 말하고 끝내는게 심플하다.



4. 에필로그 - 평가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무조건 짧게!


그럴리는 없겠지만, 직딩 순수파 일부는 평가 면담을 통해 평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맞다. 그러나, 90%는 평가 면담 내용과 관계없이 평가 결과는 정해진다. 인사평가가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 나라 평가 문화가 그렇다고 봐야 한다.


평가 면담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성과에 대해 서로 판단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 아닌가? 그런데, 우리 나라 평가는 면담 전에 이미 평가결과를 정해놓고 한다. 그러니, 이 면담이란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단순 평가 결과 통보 아니면, 앞에서 말한 트집잡기 또는 예상 못한 질문 하기로만 면담이 진행된다.

아쉽다.


그래서, 나는 희망한다.

1분이라도 빨리 끝나기를...


그래서, 나는 말한다.

"네, 알겠습니다." 또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들 꼰대 팀장에 대한 복수는 다면평가에 아주 아주 솔직하게 반영하자. 합법적인 복수 피드백이다.


우리 모두의 건투를 빌며...


난 슈톨렌을 먹으며 토닥토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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