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와 병원 보조, 프런트 – 현실과 부딪히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나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했다.
논문도 쓰고 봉사활동도 여러 차례 했으니, 취업은 순조로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요양원에 들어가 보니 현실은 달랐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지는 긴 근무,
사람들과 어울리며 보람을 느낄 줄 알았던 일은
문서 작성과 차량 운행이 전부였다.
사회복지사의 처우는 열악했다.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월급, 야근수당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과연 나는 이 일을 원했던 걸까?’
회의감이 차츰 나를 잠식했고, 결국 돌아서야 했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월세와 식비, 매달 빠져나가는 생활비는 늘 발등에 불을 지폈다.
잠시라도 멈추면 당장 내일이 막막해지는 현실 속에서
나는 곧바로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병원 보조였다.
처음엔 영어도 어렵고, 일도 낯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적응했고, 병원 일에도 익숙해졌다.
그러나 그것마저 계약직.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하고 싶은 일을 찾기보다 무엇이든 부딪혀보는 게 답이었는데
그때의 나는 그것조차 몰랐다.
현실의 돈 걱정은 늘 나를 따라다녔다.
내가 멈출 수 없었던 이유도,
선택을 할 용기가 부족했던 이유도 결국 돈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남자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그는 흔쾌히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라 했다.
잠시나마 안정을 찾은 듯 보였지만,
사실 그 또한 현실을 견디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다 알게 된 직업이 골프장 프런트였다.
운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었지만,
단 2주 만에 면허를 따고 낯선 타지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두려웠지만 점차 적응해 갔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앞에서 나는 또 무너졌다.
“참는 게 전부”라고 믿었던 나는
현실과 돈, 미래 사이에서 그저 버티기만 했다.
하지만 결국 지쳐버린 나는 대표님께 사직서를 내밀었다.
대표님은 나를 붙잡았지만, 마음은 이미 떠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직장도, 사랑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때부터 내 인생의 암흑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