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이 신이 되고자 한 이유

고통을 통한 구원자 콤플렉스

by 니미래다

페인은 나루토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빌런 중 하나다.

그는
"고통을 알아야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
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스스로를 신이라 칭했다.

그는 왜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신이 되고자 했을까?





트라우마와 상실의 뿌리

페인의 본명은 나가토다.

그는 어린 시절 전쟁 속에서 부모를 잃었다.
동료마저 눈앞에서 죽었다.

반복되는 상실은 그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결국,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심어주었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복합 트라우마(complex trauma)의 사례다.

단발적 사건이 아닌,
장기간 반복된 상실은
인간의 세계관 전체를 왜곡시키며,
무력감과 절망감을 심화시킨다.






고통을 통한 구원자 콤플렉스

나가토는
'사람들이 진정한 고통을 알 때만
평화를 이룰 수 있다'라고 믿었다.

이는 칼 융 정신분석 심리학에서
원형(archetype) 개념 중 하나인
구원자 콤플렉스(messianic complex)와 닮아 있다.

개인적 상처를 합리화하기 위해
스스로를 인류의 구원자로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는 고통을 겪은 자신이야말로
세계를 바꿀 자격이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은 신적 자아로 확장되었다.





현실 회피와 전능감

페인은 신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무적의 존재로 만들었다.

이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전능감 환상(illusion of omnipotence)
한 형태다.

어린아이가
부모의 보호 속에서 느끼던 절대적 안정감을,
성인이 되어 다시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려는 것이다.

나가토는 현실에서 느낀 무력감을 뒤집기 위해,
상상 속에서 모두를 지배할 수 있는 자아를 만들었다.

그 전능감은 진짜 힘이 아니다.

고통을 직면하지 못한 불안의 가면이었다.






관계의 단절과 고립

나가토는 결국 모든 인간관계에서 거리를 뒀다.
페인이라는 인격을 앞세워 세상과 단절했다.

이는 보웬이 말하는
정서적 단절(emotional cutoff)에 해당한다.

고통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대신,
완전히 차단하고
'신의 자리'에 서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고립은 그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었다.







애니로 읽는 우리의 마음

우리도 절망 속에서 때로는
'차라리 내가 신이라면,
이 모든 걸 바꿀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현실의 무력감이 클수록,
전능감과 환상에 기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러나 그 길은 고립과 왜곡으로 이어질 뿐이다.

진정한 힘은 환상이 아니라,
고통을 나누고 관계 속에서 치유받을 때 생겨난다.

중요한 것은,
무력감을 인정하고 관계 속에서 회복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며, 모든 고통을 통제할 수도 없다.

고통을 함께 나눌 때,
환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평화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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