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과 특별함 그 사이
빔 벤더스 감독, 야큐쇼 코지 주연이라는 화려함과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평범한(?) 공중 화장실 청소부의 일상을 다룬 영화, 퍼펙트 데이즈. '평범함'이 곧 '완벽함'을 나타내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평범함은 무엇인가?
전세계 80억 인구 개개인의 삶은 그 만큼의 다양함을 가지고 있고 어느 누구도 같은 삶이 없다. 역설적으로 '평범함'이라는 퉁치는 말로 그 다양함을 대표할 수 없다. 삶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삶이 특별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평범함과 특별함은 반대말이면서도 같은말 같기도 하다.
태어나면서부터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특별하기를 바라고 그 바램처럼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의 첫 관문인 유치원때부터 특별한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 치열한 입시 경쟁이 벌어지고, 이는 대학때까지 이어진다. 대학 이후에도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얻기 위해 무수한 시간과 노력, 돈, 열정까지 전력으로 쏟아 붓는다. 때로 어느 누군가는 그러한 노력없이도 선천적으로 물려 받기도 한다. 그 특별함이 재능이든, 재력이든, 그 무엇이든. 그렇다면 특별함은 또 무엇인가?
바야흐로 오픈런 시대에 살고 있다. SNS마케팅의 효과일수도 있지만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똑같은 것이라도 특별함의 잣대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주관성이 개입된다는 말이다. '특별'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과 다름이다. 설문지 문항의 정도를 물을때 늘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말이 '보통'이다. 그 위치에서도 드러나듯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중간, 위로도 아래도 아닌 가운데를 뜻한다. 결국 특별함의 기준은 평균이라는 말일게다. 우리는 그 평균을 넘어서기 위해 그렇게 갈망하며 열심히 살아왔던 것일까.
문득 우리는, 나는 언제 특별하다고 느끼는지 생각해 본다.
이래 저래 잦은 병치레를 하다보니 몇 번의 수술을 하고 짧은 입원을 여러 차례 한적이 있다. 그럴 때면 창 밖으로 보이는 평범한 일상속에 멀쩡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럽고 특별해 보인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을 때도 물론 특별하겠지만 어떤 종류의 상실이 있을 때,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것들이 정말 특별하고 귀하게 여겨진다. 시간의 상실이 있을때야 비로서 찰나의 순간이, 꽃이 지고 나서야 그 화려함이 유독 특별하게 느껴지듯이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의 일상은 누군가에게는 별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새벽의 비질소리, 아침 대용으로 먹는 자판기의 캔커피, 출퇴근길에 듣는 옛노래와 트럭 유리창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 낯선 이들이 걸어오는 소소한 말들, 점심으로 먹는 샌드위치 한조각, 나무잎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 자연 발아한 손가락 마디만큼의 식물, 시선이 머무는 시공간을 담는 사진들...
당신의 오늘은 퍼펙트 했는가? 나의 오늘은 지극히 평범했기에 퍼펙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