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모전에 응모할 글을 쓰고 있다.
"나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써야 하는 에세이다.
도전이라면 나의 전문 분야다.
작은 도전부터 큰 도전까지 수많은 시도를 해온 삶.
이 공모전은 나를 위한 공모전이다, 싶었다.
이번에 도전하는 공모전은 내가 태어나기 전, 1979년부터 매년 열려온 공모전이다.
꼭 입상하고 싶었다.
완성한 원고를 AI에 심사해달라고 부탁하자 가작이라는 답이 왔다.
아...또...어깨가 축 처졌다.
작년에 응모한 에세이가 가작을 딴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복잡한 마음이었다.
입상한 건 기뻤지만 최우수상을 놓친 건 그저 아쉬웠다.
내 글에는 언제나 무언가가 부족했다.
숨을 크게 내쥐며 AI가 답한 글을 이어 읽었다.
그의 평가는 이렇다.
좋았던 점
1. 사실을 근거한 체험의 구체성과 독자성
2. 노력과 성장의 과정이 명확하게 그려져 있다
3. 문장구성이 안정하다
부족했던 점
1. 시상적 깊이가 약간 얕다
2. 내면적인 변화의 분석이 부족하다
3. 마지막의 여은이 약간 약하다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따금 "우와..." 하며 입을 벌리고 다시 고개를 크게 아래위로 흔들었다.
뭐야...
너무나도 정확히 내 약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AI의 평가에 따르면 내 글의 가장 뛰어난 부분은 실체험을 이야기로 구성하는 능력이란다.
한편, 그 체험의 의미를 깊이 파고드는 것과 느낀 감정을 언어화하는 점은 약한다고 했다.
이렇게 내 강점과 약점을 자세히 제시해준 AI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개고에 따라 충분히 상을 노릴 수 있는 수준이에요"
순간, 뜨거운 불이 마음 깊은 곳에서 확 붙었다.
나는 할 것이다. 꼭 해낼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따는 작품은 "잘 쓰인 글"이 아니라 "마음에 오래 남은 글"이라고 한다.
글을 쓰고 있으면 "깔끔하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그것보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쓸까"를 늘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때의 나는 었댔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눈을 감고 다시 한번 그날에 서 본다.
제삼자의 시선으로 그날의 날 바라본다.
글을 쓴다는 건 문자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글로 무언가를 보여주는 일이구나 싶었다.
글을 쓴다기보다는 글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요즘 더욱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컴퓨터를 끌 때는 조끔 슬프고,
노트북을 열 때는 마음이 들뜬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눈 깜빡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간다.
이렇게 매일매일 쓰고 있는데도 밖에 있을 때 드는 생각은 언제나 "글을 쓰고 싶다"라는 것이다.
문득 한국어 공부를 하던 나들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런 마음이었지.
그 마음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다음에는 어떤 세상을 보여줄까.
상상만 해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