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인생 아니 주식
바야흐로 주식의 시대다. 인간 관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주식으로 시작하게 됐다. 미리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모두들 예금이자를 등지고 high risk high return을 찾아 주식시장이 활황이지 아마? 흔히 높은 위험을 감수하면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반대로 낮은 위험은 적은 이익을 가져오는 것. 둘 모두 당연한 이야기다. 내가 감당하는 만큼 내게 그 만큼의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 근데 인생에서는 high risk low return도 더러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인간관계가 그러하다.
'인생'을 거대한 자산 운용의 측면에서 본다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꽤 공평한 법칙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술에 비유를 해보자면 찰나의 도파민을 빌려오는 대가로 내일의 활력과 장기적인 건강을 담보 잡는 것처럼 술기운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알코올의 성질처럼 순식간에 휘발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그 뒤에 남는 숙취와 피로는 우리가 지불해야 할 값 비싼 이자가 되어 돌아온다. 결국 순간의 유흥이 미래의 소중한 기회비용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쒯. 그래도 포기가 되나.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관계가 내가 쏟은 에너지만큼의 리턴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혹은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감정을 무리하게 투자하지만 결과적으로 공허함만 남는 소모적인 관계들이 존재한다. 내가 감당하는 리스크가 나를 성장시키는 '비용'이 아니라 나를 깎아먹는 '손실'이 되고 있다면 그것만큼 뼈아픈 일이 또 있을까?
결국 지혜로운 해법이란 내가 가진 한정된 에너지를 어디에 우선적으로 소모하느냐에 달려있다.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미래를 도모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의 기초 자산인 건강과 멘탈 역시 무리한 투기보다는 단단한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올린들 그 수익을 누릴 '나'라는 기반이 무너져 버린다면, 그 위에 쌓아 올린 모든 숫자는 순식간에 의미를 잃고 만다. return 자체가 의미가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누리는 이 즐거움이 나중에 감당해야 할 거대한 뒷감당을 숨기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내 미래의 선택지를 미리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생의 포트폴리오에서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항목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조금은 느리더라도 나를 지키는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의 습관들로 일상을 채워야 한다. 쓰고보니 말은 좋다. 근데 그게 어디 쉽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