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전날, 아들이 나를 붙잡았다

초보 센터장 일기 #10

by 채돌이아빠

이직 후 첫 출장이 잡혔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임산부인 아내와 아직 어린 아들을 두고 가려니 마음 한편이 괜히 묵직했다.


출장 전날, 밀어닥친 업무를 쳐내느라 눈은 충혈되고 정신없이 야근이 이어졌다. 그런데 너무 미안하고 고맙게도, 늦게까지 일하는 나를 걱정해 아내와 아들이 회사 앞으로 마중을 나왔다.


멀리서 아빠를 발견하자마자 "아빠!" 하고 해맑게 외치며 달려오는 아들.


온종일 차가운 숫자가 지배하는 비현실적인 공간에 있다가, 아들의 따뜻한 품에 안기니 비로소 내가 있어야 할 진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내일 아침 출장을 가야 한다는 소식에 아들은 연신 아쉬움을 표현했다.


"힝, 시른데…."


그 짧은 한마디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교차했다. 아쉬워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며 오늘 밤만큼은 실컷 놀아주겠노라 약속했다. 다행히 출장 다녀올 때 맛있는 것을 사 오겠다는 말에 아들의 얼굴에 다시 해맑은 미소이 번졌다.


늦은 저녁을 먹고, 오늘 밤은 아들과 정말 제대로 '달렸다'.


최근 체스에 푹 빠진 아들과 연달아 세 판을 내리 두고, 끝나자마자 거실에서 야구공 캐치볼을 했다. 함께 샤워하며 알콩달콩 장난을 치는 시간. 신나서 깔깔거리는 아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니 그제야 마음이 조금 안도된다.



과거 육아휴직까지 썼던 나이기에, 아이에겐 항상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가장으로서 밖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은 늘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다. 그 간극이 주는 아쉬움과 찡함은 여전히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잠들기 전, 나를 꽉 안아주며 뽀뽀를 해주는 그 순간이 더 고맙고, 더 미안했다.


"아들, 아빠는 항상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큼은 늘 네 옆에 있다는 걸 기억해주면 좋겠어"

아빠 금방 다녀올게 :)



화려한 수식어보다 담백한 진심을, 결과보다는 그 과정에서 자라나는 마음을 기록합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한 뼘 더 단단해지는 삶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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