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별은 여전히 그곳에 있다 - 오늘을 살아가는 용기
결국, 우리가 간절히 바랐던 '기적 같은 완치'는 찾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당신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아 있고, 우리가 예전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웃으며 아침 식사를 하는 그런 동화 같은 결말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다. 당신은 여전히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만의 행성으로 떠나고, 나는 여전히 그 낯선 궤도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파수꾼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예전처럼 절망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당신의 엉뚱한 우주를 억지로 교정하려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여보, 오늘 날씨 조정해주느라 고생했어. 덕분에 비가 안 오네."
말도 안 되는 당신의 망상에 내가 다정하게 화답하면, 당신은 안경 너머로 수줍게 미소 짓는다. 그 미소 하나를 지켜내기 위해 나는 한여름에 보일러를 켜고, 한겨울에 창문을 연다. '정상'이라는 기준을 내려놓자, 역설적이게도 우리 집에는 비로소 작은 평화가 깃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궤도를 인정하며, 서로의 중력이 닿는 거리에서 적당히 떨어져, 그러나 결코 멀어지지 않은 채 함께 유영하고 있다.
화장실 바닥에서 떨던 아이는 이제 조금씩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전히 엄마가 무서워지는 순간이 찾아오지만, 아이는 이제 "엄마가 지금 마음 기상청이 안 좋은가 봐"라고 말하며 내 손을 잡고 산책을 나설 만큼 단단해졌다. 아이의 상처는 흉터로 남겠지만, 그 흉터 위로 우리는 더 깊은 이해와 연민이라는 살을 채워가고 있다.
이 긴 기록의 끝에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당신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당신이 그 지독한 공포와 싸우면서도 우리 곁에 머물러주고 있다는 사실을. 제 궤도를 벗어나 비틀거릴지라도, 당신이라는 별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읽어낼 수 없는 빛을 내뿜고 있었을 뿐이다.
누군가 우리 가족을 보며 "불쌍하다"거나 "불행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불행과 동행하는 법을 배웠을 뿐, 불행에 잡아먹히지는 않았다. 슬픔은 우리 삶의 배경음악이 되었고, 우리는 그 낮은 선율에 맞춰 오늘이라는 춤을 춘다. 거창한 희망보다는 사소한 안부를, 완벽한 미래보다는 무사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말이다.
나의 소중한 길 잃은 별아. 당신이 어디로 흘러가든, 당신의 궤도가 얼마나 뒤틀리든 나는 영원히 당신의 은하수 지기로 남을 것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선명하게 빛나고, 우리가 서로의 인력이 되어주는 한 우리의 우주는 결코 영원한 정적에 잠기지 않을 테니까.
비틀거리며 걷는 이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늘 밤, 잠든 당신과 아이의 평온한 숨소리를 들으며 나는 나직이 읊조린다.
"오늘 하루도, 참 고생 많았어. 내일도 우리, 힘껏 살아보자."
별은 여전히 그곳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