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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y 10. 2020

브런치, 시작은 탈락이었으나 나중은 1만 구독이어라

브런치에 접속한다.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면 '로그인(가입) 하기' 화면이 뜬다. 마치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내가 지금껏 해왔던 건 다 꿈 것만 같은 생경한 글자.


'시작하기' 


이내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을 한다. 뒤이어 나조차도 섬찟 놀라운 숫자가 보인다.


'구독자 수 1만 명'

구독자 1만

거의 매일 접속하는 브런치인데, 내 계정의 구독자수는 볼 때마다 놀랍다. 새삼스럽지만 사실 믿기지 않는 숫자다. 디어에 자주 노출된 럽도 아니고,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수상은커녕 응모한 적도 없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입지를 굳힌 것도 아닌 내가 '구독자 수 1만 명'을 보유한 브런치 작가라니. 로그인 전 '아무 글이나 일단 써~'하던 마음의 소리는 구독자 수를 보자마자 겸손하게 음소거된다.


이제 막 브런치 작가를 통과한 분들 내 구독자 수가 부러울지도 모르겠다. 래서 브런치 운영 노하우를 나름대로 성심껏 작성해 몇 차례 공유했다. 나도 처음이 있었다고. 그 시작은 미약했다고. 지금도 그리 창대하진 않지만 부단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미약했던 시작이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2016년 직장인 시절, 브런치라는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가 등장하자 호기심에 호기롭게 '작가 신청' 버튼을 눌러 도전했던 나. 평소에도 신제품이 나오면 저렴한 선에서 얼리어답터 행세를 하는 취미가 있어 이것저것 사보고 맛보는 편이라 브런치도 맛보고 싶었다.


첫 번째 도전.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에이 안 해.라고 중단할 수 있었지만 도리어 오기가 생겼다. 브런치에서 이걸 노린 것 같았다. 그럼 기꺼이 당해줘야 했다. 난 얼리어답터니까. 그리고 두 번 만에 합격했다. 이게 기분이 묘했다.

만약 합격하면 보기 좋게 복수(?) 차원에서 아무 글도 안 쓰려고 했는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 성실하게 글을 작성하고 싶어졌다. '시작하기' 버튼이 로그인 후 '글쓰기' 버튼으로 바뀌는 순간, 글을 써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거의 매일 글을 올렸다. 알림도 설정했다. 얼마 후, 점심시간에 계속 울리는 진동 알림. 회사 일에 집중을 못할 도였다. 카카오 채널과 DAUM 포털 메인에 내 첫 번째 브런치 글이 뜬 것이다.


운이 좋았다. 맨 처음 올린 글이 노출되어 공유되고 조회수가 올라가는 게 마냥 신기했다. 이만큼의 관심을 온라인에서 받아본 건 종종 등극하곤 하던 베댓(베스트댓글)이 전부였다. 근데 내 이름을 건 이 계정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주목을 받을 줄이야.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그냥 담담히 또 매일 같이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글이 노출됐다. 그걸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구독자 5,000명이 됐다. 매거진 <싱글즈> '브런치 작가' 명목으로 두 페이지나 전면인터뷰가 실렸다. 스튜디오에서 난생처음 잡지에 실리는 사진도 찍혀보았다. 브런치와 구독자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문득 학력(전공)도 외모도 등단 이력이나 수상이력도 내세울 것이라곤 1도 없는 내가, 브런치를 막 시작한 분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독자 수 1만 작가를 꿈꾸며, 대적 박탈감을 주는 1만 작가는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다. 그렇게 구독자 1만 달성이 가까지며 올린 글들엔 감동적인 댓글이 속속들이 달렸다. (아래는 최근 댓글)

https://brunch.co.kr/@dong02/1775

시작은 내가 했지만, 과정에는 브런치팀의 노고와 구독자 분들이 있었다. 자연히 1만 구독자를 달성했을 때, '나 잘났소'하는 인증이 아니라, '덕분에'라는 인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 혼자서 한 게 아님을, 꿈이 현실로 이뤄졌을 때 깨닫고서 잊지 않 굳게 마음 먹었다.

누구나 시작이 있다. 시작하는 동시에 나중을 정확히 예측하는 사람은 다. '하다 보니'의 꾸준한 힘이 시간에 닿아서 결과가 이제 눈앞에 보일 뿐이다. 행운은 있었지만 공짜는 없었다.


내가 유달리 착해서 굳이 없는 시간을 내 브런치를 분석하고, 구독자 수 늘리는 글쓰기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 아니다. 인간은 처음엔 다 자신을 위해 시작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존재적 욕구가 있다. 선한 영향력이란 말은 특정 종교에서만 통용는 구호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응당 추구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누군가 내 글에 힌트를 얻어 브런치를 꾸준히 한 결과책을 출간하거나 구독자 수를 확보했을 때를 상상한다. 그때 나에게 보답하 게 아니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는 더 바랄 게 없다.


내가 공유한(도움을 준) 보람의 끝은 또 다른 공유(도움)이다. 그게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낳는다면 세상은 시작과 도전으로 가득 찰 것이니까.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https://brunch.co.kr/@dong02/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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