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내 전문 분야(뉴미디어 글쓰기 방법 공유) 중 하나이기에 인기 콘텐츠가 될 걸 알고 전략적으로 기획한 글이었다.글은 누군가 읽어야 가치를 발현하는 법이다. 특히 온라인상 독자를 확보하는 법은 알아두면 손해일 게 없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논하고 싶은 건 이거다.
브런치 글의 조회수를 높이는 건 '글을 잘 쓰지 않아도 좋다?!'
이건 말일까 방귀일까. 방귀에 좀 더 가까워 보인다. 냄새가 난다. 브런치 콘텐츠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려는 조회수 헌터의 모략인 걸까? 무려(!) 작가 심사 통과까지 해야 하는 브런치에서 인기 글을 올리는데 글쓰기 실력은 별 상관이 없다고?
냄새는 나지만 일견(언뜻 보면) 타당한 말로도 보인다. 조회수를 높이려면 다음이나 카카오톡(구)채널 (현)#(#뉴스 - 카카오 에디션 등)에 노출되는 게 직빵(=만~십만 단위 조회수가 하루에 오른다)인데, 글을 잘 쓰지 못해도 좋다는 거다. 그 말인즉슨, 문장력보다는 '콘텐츠'자체가 독자에게 얼마큼 아이디어적으로 가닿는가에 더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소리다. 그래도 난 '유조건적'으로다가 글을 잘 써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공개하는 글쓰기는 결국 전달력이 8할이다.누구나 기본만 지키면 이 8할은 먹고 들어간다.맥락만 잘 읽힌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다시 질문이 필요하다.
브런치 인기글을 만들기 위하여 글을 '잘 쓴다'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 기술적 측면과 아울러 내용적 측면을 고려해보자.
1. 브런치에 '유입'될 만한 글-을 잘 쓴다.
- 알고리즘도 기본값은 인간이 설정해놓는다. 최적화한 알고리즘이 노출할 만한 글을자동으로 추출한다. 그래 놓고도 결국 글 검토 및 선정은 최종적으로 담당하는 에디터의 몫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미시적 정량적 실적(성과)'아니면 '거시적 정성적 목적 달성'인 셈이다. 그 확률을 높이는데 알고리즘은 주력한다. 그게 알고리즘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실적이라고 했을 때에는 순방문자수나 페이지뷰가 늘어나 실제 콘텐츠를 접하고서 브런치에 체류(오래 머무는) 시간이 긴 카카오 유저들을 다량 확보하는 일일 것이다.(공유하여 확장이 이뤄지는 퍼포먼스도 유의미하다)
목적 달성이란 브런치의 태생적 이유, 즉 장기적 관점에서의 브런치 팀을 관통하는 가치관을 이해하면 좋겠다. 도올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목적이란 본래 '과녁을 바라보는 일'이라 했다. 브런치가 바라보는 건 '책이 될 만한 질 높은 읽을거리 주체(작가) 양산'이다. 그들을 키워주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한다.인플루언서의 양성이란 점에선 대표적으로 네이버 블로그가 글쓰기 플랫폼의 존재 가치는 같지만, 무분별한 (뒷)광고글이 난무하는 네이버 블로그와 결정적인 차별점을 둔다.
브런치에 유저들이 글을 클릭해 새로 혹은 다시 유입될만한 글은 정보성 글 중에서도 지금 이 시간 카카오를 유영하는 클릭 세대에게 흥미가 있는 트렌디 콘텐츠(부자 되는 법- 중에서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디지털 노마드로 정착하는 법, IT 정보, 온라인 마케팅, 퍼스널 브랜딩 등),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 콘텐츠(다이어트•금연 등 건강관리 및 미용 노하우, 인간관계, 우울증 등 정신 심리 힐링, 독서법, 육아법, 교육법, 연애 에피소드, 여행 노하우, 전문가 수준의 덕질(예_자동차, 연예인, 애니메이션 등), 여가 취미나 자기 계발, 취업과 이직, 글쓰기 방법, 공감 웹툰, 캐릭터 강한 독보적 에세이,영화•드라마•유튜브•TV등(영상 콘텐츠나 연예 가십거리로부터 따온 인사이트 등)이 있다.
※실제 노출되고 있는 브런치 글을 발견하면 수집하여 분석해보자.
2. 읽기에 편한 글보다 '일단 저장'하고픈 글-을 잘 쓴다.
- 브런치에서 독자의 '일단 저장'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좋아요(하트)'를 눌러 '글 읽는 서재'에 킵해놓는 스크랩 기능을 쓰는 것.
둘째는 공유하기로 자신의 카톡 등에 보내 놓는 것.
셋째는 스크롤을 내리다가 유용하긴 한데 당장 읽을 시간이 없거나 글 작성자 몰래(?) 훔치고 싶을 때 캡처하는 것이다.
관종 유저에게는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을 소장하려다가 이내 '나 이거 알고 있었던 거 알아줘'하며 공유하고야 마는 아이러니한 심리가 있다.
이들에게 자극적인 제목+첫문장 후킹 능력 - 카피라이팅 능력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단, 과하면 독자들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도 매몰차게 외면한다.
누구에게 이 글을 보여줬을 때 '반응'할 것인가를 생각한 타깃 설정이 분명한 글. 도전해보길 바란다.
※내가 저장하거나 공유했던 글을 살펴보자.
3. 한 번에 이해가 되어서 콘텐츠에 직관적으로 감탄하도록 글을 잘 쓴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월요일 오전 11시 30분 정도까지 거의 웃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멋대로 풀이해봤다.
'긍정으로 놀랄 일이 썩 없는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의 무료함 상징.
다시 말해, 감흥을 주지 않거나 감흥에 둔해진 현대인들의 감정상태를 적나라하게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상을 사는 카카오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거나 감동을 주거나 정보를 주거나 교훈을 주거나'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면?
글쓴이에게 '감사'하는 맘까지 든다. 이때는 대개 좋아요와 댓글로 흔적을 남기거나 '구독'으로까지 이어지는 거다. 독자는 '한수 배우고 갑니다'하는 존경심 내지는 존중심-리스펙-을 오롯이 느낀다. 이때 독자는 느낌으로 안다. '이 글 참 잘 썼다'라는 걸.
그런데 글을 그다지 잘 쓰지 못해도 좋다는 주장이 일견 그럴듯한 이유는, '문학적 글'이 아니어도 된다는 거다. 문장의 유려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문학(소설, 시)에 비해 독자에게 오해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과 가독성이면 충분한 온라인 콘텐츠는 비문학의 성격을 가지기에 그렇다.
우리가 흔히 편견을 가진 것 중 하나가 '글쓰기를 잘한다 = 문장력이 뛰어나다"로 인식하는 일이다. 문장력이 뛰어나면 글쓰기를 잘하는 게 맞지만, 글쓰기를 잘하는 게 문장력만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그러니 비문이 아닌 글(주어와 술어가 호응하는 최소한의 문법을 지키고, 맞춤법에 신경 쓴 글) 정도에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과 본문의 가독성 높은 배열과 함께 퍼스널리티 있는 콘텐츠라면, 브런치 인기글의 요건은 충족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유려한 문장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문장이며, 독자 입장에서 느끼는 감성과 임팩트, 즉 자극과 전달력이다. 부디 '자극'이라는 말에 오해가 없길 바란다. 필자는 '건전한 자극'을 지향한다.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낮다고 절망하지 말자. 시대의 양서 고전 중에는 정작 당대에 글 취급을 못 받았던 작품도 많았으니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쓰되, 자기 객관화와 전략을 잃지 않는 글쓰기를 추구하라. 전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범접할 수 없도록퍼스널리티라도 강해야 한다. 문장력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브런치 인기글, 당신도 혹하는 그 글을 분석해보길 바란다. 나에게 있는 공통점과 나에게 부재한 차이점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