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기를 쓰기로 했다. 난 일기가 아닌 글은 매일 쓴다. 근데 일기는 글쓰기 장르가 좀 다른 글이다. 아무래도 사적인 감정과 사건들이 진하게 담기는 특성이 있다 보니 '기록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의도적 게으름을 피운다.
다시 읽었을 때 기록이 지배하는 기억을 되살려놓고 날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를 가끔 쓰면서 해소가 될 때가 있는 반면 일부러 일기를 건너뛰어서 기억을 삭제하고플 때도 있다. 일기 쓰기에 있어서 나는 하수인가 보다. 내 역사가 편집되는 걸 나는 기획하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