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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Dec 06. 2024

여러분, 계엄군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나와주십시오.

윤석열 씨나 김용현 씨는 안 읽었을지 몰라도,

올해 10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단 엿새만에 100만 부 이상 한강 <소년이 온다>를 구입한 국민들이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기성세대들이 줄곧 비판하기도 하는 소위 MZ세대(특히 'Z세대')들은 2014년 4월 이후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기로 결심한 세대이다. 정예부대 군 장병들을 멋대로 계엄군으로 지정한들 그 감수성까지 앗을 수는 없다. 계엄을 직접 겪지 못했다 해도 역사를 배우고 문학 작품을 읽으며 내란이 무엇이며, 어떤 게 민주국가 국민의 자세인지 잘 아는 지혜로운 세대이다.

기성세대는 이미 계엄을 겪었기에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국회 앞으로 새벽같이 달려가 용기 내어 군인들을 막아서고 설득했다. 국회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비상계엄이 장난이 아니야"라며 침착하게 계엄군을 막아서도록 현장을 주도하는 어른도 있었다. 군복무 중인 아들에게 통화하며 목숨을 잘 지키고 민간인 절대로 해쳐서는 안 된다며 당부하는 아버지의 통화도 화제가 되었다.(12월 3일 밤 상황)

12월 3일 상황입니다.


감히 몇몇 미친 자들이 친위 쿠데타를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둘 수준 낮은 국민이 아니란 거다. 이러한 국민들에게 '처단'하겠다는 표현을 포고령에 내리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들이다.

검사출신 박은정 의원이 군형법상 정리한 내란 주역자들의 처벌 수위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광장에서 모인 국민들은 내란 주역들이 처단되길 바라고 있다.(내란죄 최고형은 군형법상 사형이다) 2차 계엄의 시도가 있다고 해도 그건 실패할 것이 자명하다.


악은 사유하지 않고 복종하는 데에 있다. 우리 국민은 역사와 문학을 통해 정당성을 사유하는 수준 있는 국민이다. 사보타주했던 군인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법한 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씨를 탄핵하고, 내란에 가담했던 자들과 공범들을 전부 하루빨리 처벌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 일상의 평화를 더 이상 방해하지 못하도록.

계엄을 다룬 소설의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한 대한민국 작가이고, 노벨상 주간과 비상계엄 사태가 공존하는 12월.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한강 소년이 온다 독서모임> 12월 8일 참가신청 링크

>> https://naver.me/Fnm4Hw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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