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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Jul 18. 2019

"오빠, 우리 저기 살면 행복할까?"

[결혼에 미치다]  돈을 벌어야 할 우리만의 거창한 이유

'결혼에 미치다'


부부가 함께 쓰는 다큐에세이


 5화 

돈을 벌어야 할 우리만의 거창한 이유


‘잘 살았다.’ 이 말이 죽을 때가 돼서 자연스레 나오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벌어 강남에 100억짜리 빌딩을 샀다고 해서 죽을 때 ‘이 정도면 잘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 것 같진 않았다. 그걸 두고 죽을 생각에 오히려 맘 편히 죽을 수나 있겠나 싶었다. 사고 싶은 ‘포르쉐’가 있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물론 최초의 몇 달 동안은 기분이 좋을 순 있겠지만, 물질을 소유함으로써 느껴지는 쾌감이란 게 그리 길지 않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돈은 우리에게 세속적인 만족을 가장 직접적으로 가져다주는 수단이기에 늘 위험했다. 그 맛에 중독돼 그저 수단이어야 할 돈이 나도 모르는 사이 삶의 목적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만족을 모른 채 매번 갈증 섞인 결핍에 사로잡혀 살게 될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푸스 마냥 결국 돈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돈이 전부인 삶은 언제나 위태롭다.


경계해야 할 것은 그저 돈이 목적이 되는 위태로운 삶이지 돈을 멀리해야 한다는 건 물론 아니다. 어찌 됐건 돈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내겐 일상을 살아감에 느껴지는 권태로움과 우울감을 해결하고자 떠올리는 삶에서의 좋은 추억들을 있다. 가족들과 여행을 하던 시절,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하던 시절, 애완견과의 추억, 친구들과 여행하던 시절, 혼자 외국에서 살던 시절 등 주로 자유와 사랑의 가치가 내 안에 충만했을 때의 기억들이다. 이러한 기억들은 내가 죽기 일보직전에도 떠올릴 만큼 값지고 소중한 순간들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내가 이런 자유와 사랑의 가치를 누리는 데에는, 솔직히 적잖은 돈이 필요했다. 돈이 없었다면 나에게 그런 기억은 그저 남 이야기에 불과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할 명분은 그래서 확실한 편이다. 죽을 때 즈음 ‘이만하면 잘 살았다.’란 기운이 우릴 감싸 안아줄 수 있도록 삶에서의 좋은 추억들을 되도록 많이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버는 것이다. 거창한 말로 그것은,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사랑의 가치를 실천하고 자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그런 행복한 순간들이 우리 삶에 많다면야 100억짜리 빌딩이 100개가 있는 삶보다 죽을 때 충만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 자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돈(일),
이 세 가지 가치가 잘 조화된 삶은
우리의 최종 목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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