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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Jul 26. 2021

존재, 휘감다

내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담아


어릴 때부터 나에겐 나를 휘감는 듯한 일종의 공허함이 존재했다. 마치 어떤 행성의 위성처럼 띠를 두른 듯 내 몸을 자전하는 그 정체모를 무엇. 그 알 수 없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또는 그것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때론 그것과의 결별을 위해, 나는 끝없이 그에 대해 사색하고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난 늘 그랬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길 없는 그 낯설음,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자각, 한참을 걷다 보면 사라지는 생각과 감정, 그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함에 이르기까지. 나이가 들면 사라질 것이라 믿었지만 그것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면 이것은 사라지지 않을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일종의 직감. 나란 인간이 갖는 존재의 특징에 대한 자각, 그리고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수용.      


이제 난, 그 몸부림에서 벗어나려 애쓰지 않고자 한다. 그렇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대신 내 몸을 둘러싼 뻥 뚫린 그 빈 공간을 인정하고 난 그것에게 일종의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다. 그렇게 난 이 공허와 함께 존재하려 한다. 그것이 곧 ‘나’이므로.


당신도 당신이 가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과 화해하고 조우하길 바라며.


<바람이 휘감던 날>, 아이패드 - 나의 내면을 그려보았다.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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