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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May 01. 2016

기다리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른 채

비 오는 날의 단상

비 오는 날, 어느 바위 위에 떨어진 채 비를 맞고 있는 나뭇가지를 담아보았다. 왜 그곳에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곳에 내가 있었던 건 알고 있다.
오래된 화석처럼
사람을 기다리는 일도, 마음을 기다리는 일도, 시간을 기다리는 일도,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싫은 세상에
기다린다는 헛된 기대를 품은 넌 왜

기다리고 있는가

초조와 불안, 밀려오는 조급함 위에
누워, 그렇게 홀로 누워
하나 둘 맺혀오는 시간들을 기다리며
이 생애는 그러리라, 그럴 것이라,
다음 생애는 아니리라, 아닐 것이라
수십 번 수백 번 자위하고 또
다짐하며 믿어 보건만

그건 결국 독백
듣지도 않을 세상에 내뱉는 방백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비의 거울을
마주한 넌,
잘려나간 바위 몸뚱이에 쩍
달라붙어


젖어가고 있는가.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띵커벨

*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엮인 글 : 29화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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