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으면 불혹인데, 아직도 세상을 알려면 멀었다보다. 이제야 깨달은 게 또 있으니 말이다. 사람은 아무런 근본 없이 말을 지어내지 못한다. 경험한 것만 말할 수 있다. 단지 주어만 바꾸거나 앞뒤 순서를 살짝 바꿔서 말이다. 어떤 상황이든 거짓말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비난하고 싶은데 그럴 거리가 없어서 뭐라도 지어냈다면, 그건 바로 비난을 하는 당사자가 직접 지은 죄일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무고한 사람을 언급하며 그 사람 사기꾼이야! 하는 그 사람이 바로 사기꾼이다. 더 어이없는 건, 그 말을 하는 당사자는 겉으론 당당하지만 속으론 자신이 지은 죄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인걸 아니까 비난에 써먹는 거다. 다만 주어만 바꿀 뿐이다. 잘못을 하다 코너에 몰리면 무슨 짓인들, 무슨 말인들 못할까. 깨닫고 보니 주변에 이러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고 서있으려는 직립보행 동물의 본능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