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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Nov 05. 2021

편하게 육아하는 법

육아 5년 차 노하우 대공개!


치열하게 보낸 5년의 경험으로 몸소 터득한 육아 노하우를 공유한다. 5년 전, 남들 다 하는 거 왜 못할까 싶어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고 곁에서 가르쳐 준 엄마도 언니도 친한 친구도 없었다. 더군다나 나에게 온 아이는 육아 난이도 최상이었다. 그래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그만큼 경험의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후배 부모님들께서는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셨으면 해서 글을 쓴다. 물론 같은 육아 5년 차라도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 태교는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최고!

태교 한다고 평소에 안 하던 공부, 좋아하지 않는 클래식 음악 감상, 도움되지 않는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에게 가야 할 혈액의 양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니 마음 편하고, 몸 편한 게 제일! 뱃속의 아기와 함께 많이 웃자.



* 아기는 누워서 재운다.

아기라고 안아서 흔들어야만 자는 거 아니다. 아기도 졸리면 누운 채로 잔다. 이 것도 수면 교육이라면 수면 교육이니 어느 정도 낮잠과 밤잠의 구분이 지어졌을 때 시작하면 좋다. 처음엔 저항이 있을 것이다. "나를 안아서 재워라!!"  그거 몇 번 넘기면 아기도 적응을 한다. 그럼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안 졸린 아기를 부모의 바람으로 애써 재우려 해서도 안된다. 서로 고생만 한다. 그런다고 많이 자는 거 아니다. 낮잠을 많이 자면 밤잠 재우기만 더 힘들어진다.



* 아기와 같이 잔다.

분리 수면이 좋다는 의견도 팽팽하지만, 나의 경험으로는 그냥 누워서 같이 자는 게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다. 아기가 울어서 뛰어가는 것보다 낫다. 함께 자면 아기가 깼다가도 엄마가 곁에서 뒤척대다 다시 잔다. 자는 척하고 있으면 된다.

분리 수면, 수면 독립,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아기도 있다. 고통과 상처만 남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 아기가 그 아이인지 미리 알 수가 없다. 특히, 예민한 기질의 아기에게 수면 교육은 정말 위험하다. 심한 경우 뇌가 손상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상처가 아니어서 모르는 거다.

아기 때 수면 분리 못하면 계속 그렇게 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무엇이든 이때가 아니면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라면 언제든 독립할 수 있고, 어느 때든 적응 시기가 필요하다. 독하게 수면 교육을 해서 일찍 분리 수면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그 시간 동안 받았을 아기의 스트레스, 공포심, 좌절 등은 분명 어딘가에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한다. 1시간씩 갓난아기를 울게 놔둔다고 하는데, 나는 그걸 학대라고 생각한다.



* 베이비 마사지를 하지 않는다.

아이의 관절은 서로 떨어져 있고 뼈도 근육도 약하다. 거기에 마사지를 하는 건 오히려 무리를 주고 기대할 만한 효과도 없다. 그냥 많이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세요.



* 백일의 기적은 없다.

기대하면 실망이 더 크다. 아기는 서서히 사람이 되어간다. 점진적으로 좋아지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날은 희망을 주었다가, 어느 날은 지옥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래도 귀여우니 봐주자.



* 위생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기는 온갖 걸 다 만지고 입에 넣는다. 아기용품을 열심히 소독하는 건 좋지만, 아기는 그것만 가지고 놀지 않는다. 아기의 환경을 완전히 무결하게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멀리 보면 아이에게 이롭지도 않다. 외부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보다는 면역력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자. 아이가 좀 더 크면 숲에서 흙 만지는 게 정말 좋다. 깨끗한 자연의 흙 안에는 우리 몸을 철벽 방어해주는 유익한 균들이 잔뜩 있다.



* 모유가 분유보다 편하다.

유축 양에 슬퍼하지 말라. 우리는 모두 모유 먹고 생존한 사람들의 후손이다. 젖은 다 나온다. 알맞게 나오는 사람과 많이 나오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모유 먹이면 젖병 안 씻어도 되고 소독 안 해도 되고 분유 안 사도 된다.

수유하는 동안 술이랑 약만 빼고 다 먹어도 된다. 매운 음식 먹으면 안 된다는 건 잘못된 상식이다. 유두 보호기, 가슴 마사지, 특히 단유 마사지는 상술이다. 거기에 돈 쓰지 말자.

물론 하루 종일 모유만 먹이면 좀 아프고 계속 앉아있는 게 힘들기도 하다. 하루 한 끼 정도는 분유 먹이되, 다른 가족에게 맡기고 쉬면 좋다.

단 유축은 불편하다. 엄마가 직장에 나가서 유축을 하거나 새벽에 잠 안 자고 젖을 짜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모유를 먹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돌까지 완모를 할 필요는 없다

6개월이 되면 모유의 영양소도 줄고, 양도 늘지 않는다. 아기는 이빨이 나고 엄마는 그때쯤이면 생리도 다시 시작한다. 이제 젖을 끊고 밥을 먹이라는 자연의 신호가 아닌가 싶다. 아기 때문에 외출과 낮잠이 힘들었던 엄마는 이제 분유와 가족에게 아기를 맡기고 잠시라도 자유를 즐기면 된다. 물론 엄마가 모유가 좋고 편하면 당연히 계속하면 된다.



* 밤중 수유는 빨리 끊을수록 좋다.

분유 수유의 경우 한 달 만에 끊는 아기도 봤다. 하지만 아기에 따라 다르고, 모유 아기의 경우 6개월이 넘어서 까지 먹여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기가 더 넘어가면 습관이 된다. 아기가 밤에 깨는 걸 무조건 배고파서라고 생각하지 말고 토닥이며 다시 재워라. 이때 습관 잘못 들여서 3살, 5살까지 고생하는 부모도 여럿 보았다.



* 먹이는데 돈 쓸 필요 없다.

아기 간식 시장이 꾀 화려하다. 하지만 아기 간식은 뻥튀기가 최고다. 종류도 많다. 과일 퓌레도 별거 없다. 그냥 있는 과일 갈아주거나 잘게 잘라주면 된다. 이유식 용기는 글라스락이 최고다. 왜 비싼지 도통 모를 플라스틱 이유식 전용 용기, 이해할 수 없다. 아기 김, 아기 간장, 아기국수, 아기 육포... 이런 거 다 상술이다. 그냥 일반 음식 먹여도 된다.



* 아기들의 약은 달고 맛있다

끝 맛은 좀 쓰지만, 그래도 배고플 때 먹이면 쪽쪽 빨아먹기도 한다. 주스에 섞어줘도 좋다. 강제로 먹여야겠다 생각해서 아기를 포박하면 아기는 난리를 치는데 약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몸을 움직일 수 없게 하고 목구멍에 뭐가 강제로 들어오는 괴로움 때문이다.



* 보행기 태워도 된다.

안태우는 게 아이의 발달 상에 더 좋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보행기는 아이 좋으라고 태우는 게 아니다. 부모 편하려고 태우는 거다. 너무 많이만 안태우면 될 것 같다.



* 걸음마 빨리 한다고 좋은 거 없다.

아기 걸음마 훈련을 시키는 부모를 많이 봤다. 잘못된 행동이다. 아기는 충분히 기어야 한다. 그래야 손에 감각을 익히고 균형감각도 발달한다. 무리해서 세우면 아기의 정상 발달에 오히려 지장을 준다. 빨리 걸은 아기가 언어도 빠르고 지능이 높다는 통계가 있다. 이런 정보가 부모를 조급하게 한다. 정보를 몰랐어도 왠지 빨리 걷은  아이가 더 우월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통계가 사실이라 해도 느린 아이를 빨리 걷게 한다고 지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기마다 자기 속도가 있다. 그냥 놔둬라.



* 뽀뽀해도 된다. 어떻게 참나.

충치균 때문이 입은 물론 주변에도 하지 말라는데, 그게 가능한가. 어치파 뽀뽀 안 해도 이유식 먹이다 보면 아기가 자기 숟가락 내 입에 넣는다. 또 뭐 먹고 있으면 와서 새 처럼 입을 벌린다. 그럴 때 새 음식 새 숟가락 가져올 때까지 아기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또 나는 조심한다 해도 조부모와 형제자매들까지 통재할 수는 없다. 결국 충치균을 옮기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움으로 너무 애쓰지 말자. 단 입에다 하는 건 아기에게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크면 허락받고 하자.



* 먹이는데 힘쓰지 말자.

아이들은 살아갈 힘을 스스로 가지고 태어난다. 즉, 살 만큼 알아서 먹는다. 쫓아다니면서 "한 숟갈만 더" 하면, 아이는 오히려 먹는 일이 싫어진다. 다 먹었는데 더 먹으라 그러면 싫은 게 당연하지 않은가. 또 어차피 따라와서 먹여줄 텐데 뭐하러 힘들게 앉아있겠는가.

그러니 숟가락 쥘 수 있을 때부터 최대한 스스로 먹게 하자. 일어나면 보내주자. 한 숟가락 더 먹이고 싶은 마음 잠시 묻어두면, 다음엔 더 오래 앉아서 밥을 먹게 된다. 그리고 먹고 싶은 만큼만 먹으면 되니 식사는 맛있고 즐거운 일임을 느끼게 된다. 많이 먹고 크게 컸으면 하는 바람은 당연하지만, 아이마다 자기 양이 있고, 키는 밥 보다 잠에서 좌우된다.



* 어린이집 보내는 시기는 주양육자가 정한다.

보내기 딱 알맞은 시기는 없다. 일찍 보낸다고 가슴 아파할 필요 없고, 늦게 보냈다고 자랑스러워할 것도 없다. 양육자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힘에 부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 많은 장난감은 독이다.

아이들은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낸다. 그럼 또 사고 또 사고, 집집마다 장난감은 산처럼 싸여간다. 그럴 필요 없다. 아이들에게, 특히 아기에게는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들이 다 장난감이다. 모두 처음 보는 신기한 것들이 아닌가! 특히 자연에는 재미난 장난감들이 널려있다. 그걸 찾아내고 스스로 놀이를 만들며 재능이 개발된다. 집 안에서 위험한 물건, 망가지면 안 되는 물건을 가지고 놀지 않을 정도의 장난감만 사주면 된다. 싫증이 나면 그걸 어떻게든 새롭게 가지고 놀 것이다. 이건 이들만의 재주다. 이게 창의력이다. 많은 장난감은 아이들을 더 산만하게 할 뿐이다.



* 복잡하고 비싼 장난감도 독이다.

버튼이 많고 다양한 소리가 나는 장난감들이 정말 많다. 그거 제때 안 사주면 내 아이가 뒤쳐질 것 같은 불안감까지 생긴다. 하지만 사실 아이들 지능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중력, 정확성 등을 키우고 싶으면 조작법/원리가 단순한 장난감들이 좋다. 창의력을 위해서도 단순한 장난감들이 좋다. 그걸 가지고 무엇이든 상상하며 다양하게 가지고 놀 것이다.



* 가장 좋은 장난감은 자연이다.

완성된 형태의 장난감보다, 변형성이 높은 장난감이나 물체들이 지능 계발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자연에는 흙, 모래, 돌멩이, 나뭇가지, 나뭇잎, 열매 등 무한한 놀잇감들이 있다. 그것들은 공짜고, 망가져도 되고, 어질러도 된다. 계절이 매일 바뀌니 지루할 틈도 없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아이들은 잘 논다. 더불어 몸도 튼튼해진다. 놀이는 아이가 주도하고 부모는 맞장구만 쳐주면 된다.



* 좀 다쳐도 된다.

"위험해" "하지 마" 열 마디 듣는 것보다, 한 번 다쳐보고 스스로 느끼는 게 더 빠르고 효과가 좋다.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그때는 알아서 피할 거다. 그리고 생각보다 아이들 스스로 자기 방어를 잘한다.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자신의 운동신경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중이다. 물론 너무 크게 다치는 건 당연히 막아야 한다. 난간에서 떨어지는 건 안되지만, 계단에서 구르는 정도는 괜찮다는 얘기다.



* 아이의 질문에 정답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

"엄마도 잘 모르겠어. 네 생각은 어때?"라고 되물으면 된다. "____ 이런 거 아닐까?" 하며 뜬 구름 같은 대답을 해도 된다. 부모도 모르고 아이도 모르면, 아이는 상상을 할 수 있고, 추측도 할 수 있다. 아니면 현상 그대로를 받아들여도 된다. 예를 들어 꽃 이름은 몰라도, '작고 해님 닮은 하얀 꽃'은 안다. 환상의 세계에 사는 건 어린 시절의 특권이다. 이 기회의 시간을 날리면 너무 아깝다. 지식은 나중에 쌓아도 된다.



* 책은 양보다 질이다.

아이 키우는 집마다 책이 한 트럭씩이다. 다 짐이다. 그걸 다 읽은들 다 아이 안에 담겨있지 않다. 많은 책 보다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책은 지식의 도구이기보다 부모와의 따듯한 교감이고, 드라마나 영화 같은 매체이다. 하지만 어른처럼 한 번에 흡수하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책도 읽을 때마다 새롭다. 그러면서 하나의 스토리를 천천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 그렇게 온전히 아이에게 담겼을 때, 지식이 되고 생각이 된다.



* 놀이가 공부다.

아이들에겐 모든 것이 처음이다. 굳이 뭘 가르치지 않아도 그저 하루하루 놀기만 해도 배우는 것 천지다. 또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소근육 대근육을 발달시키고, 이것은 뇌 발달과 연결된다. 사회성과 창의성, 자기 조절력 등도 놀이를 통해 마구 발달한다. 그럴 기회를 인지 학습으로 막지 말라. 오히려 스트레스 때문에 뇌가 바르게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 대화가 공부다.

아이들의 뇌는 아직 자라나는 중이라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 그런 뇌에 애써 지식을 집어넣어 봤자 청소년기라면 몇 시간이면 배울 양이다. 금세 지나갈 이 아까운 시간에 아이와 한 번 더 놀고 대화하자. 아이는 1. 정서적으로 충족되고, 2. 어휘력이 늘고, 3. 사고력이 는다. 특히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아이는 더 많은 말을 할 것이고,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 집안일이 공부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성공한 성인들의 공통점은 '자기 조절력'이다. 그리고 자기 조절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집안일'이다. 하기 싫은 , 재미없는 일도 함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다음을 위해 기꺼이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스스로  먹기, 스스로 양치하기, 장난감 정리 하기도  집안일이다. 이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사실 쉽지 않다. 먹여주는   편하고, 장난감 정리 하나 하게 하려면 처음엔 실랑이를 해야 한다. 그래도   하자.



* 아이가 크면 예체능 학원은 보내면 좋다.

아이는 즐겁게 배우고, 부모는 그 시간에 쉴 수 있다. 엄마표 놀이, 아빠표 놀이, 힘들다. 그냥 학원 보내자.



* 아이들은 부모를 바라보고 자란다. 1

부모가 화를 내면 아이는 화를 배운다. 체벌을 하면 폭력을 배운다. 반대로 잘 가르쳐주면, 아이는 친절한 태도를 배운다. 아이의 분노를 이해해주면 아이는 이해심을 배우고, 아이의 실수를 용서하면 아이는 용서를 배운다. 동시에 자존감 풀로 채워져 세상 밖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



* 아이들은 부모를 바라보고 자란다. 2

아이가 책을 읽기 바라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자. 공부하길 바란다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책 읽어라. 공부해라." 백 번 잔소리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자랑거리 삼으려 하기보다, 스스로 아이의 자랑이 되도록 하자. 권위를 세우기보다 존경을 받도록 노력하자. 부모인 동시에 내가 나일 수 있고, 나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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