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자가격리가 끝났다.
말 그대로 자가격리였다.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가 양심껏 스스로를 격리하는.
감시자도 없고,
애당초 내가 감염자라는 사실도 주위 사람은 모른다.
나를 보호하기 위한 자가격리가 아니라,
나로부터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자가격리.
그래서,
자가격리를 충실하게 해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쓰레기를 버리는 일.
일주일이면 꽤 많은 쓰레기가 쌓인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이대로.... 정말 지구는 괜찮을까?
순간 드는 환경 걱정.
아침에는 병원을 찾았다.
처음 날, 코로나라고 판정했던 그 병원이다.
"괜찮으셨어요?"
"네, 큰 증상은 없어서요."
"다행히 잘 버티셨네요. 오늘은 어떻게...."
"아직 기침이 좀 나와서요."
"그래요. 그럼 마스크 내리고 목 좀 볼게요."
"마스크 내려요? 저 아직 코로나 양성 같은데...."
"괜찮아요. 지금 양성으로 나오는 건 죽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니까."
의사는 거침없이 내 마스크를 내렸고,
내 목을 살폈고,
목 안에 여러 가지 의료 기구를 넣어서 확인 및 치료를 했다.
코로나 양성이 맞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미 공기 중에, 의료 기구에 퍼져서
그 병원에 방문한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을 시켰을 테지.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 집으로 왔다.
카카오톡 대화명을 '자가격리 해제'로 바꿨다.
내 몸에 코로나 항체가 생긴 건가?
그럼 난 이제 코로나에 다시 걸릴 일이 없는 걸까?
화이자 백신은 맞는 게 맞았을까?
생각이 깊어진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진실보다는 마음가짐이다.
분명, 난 코로나 전파자가 아님에도,
나처럼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은 만날 수 있어도,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는 꺼려진다.
특히, 노인이나 아이면 더더욱.
노인인 엄마와 아이인 조카가 있는 형네를 가기 꺼려지는 이유다.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친한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기가 망설여지는 이유다.
맞다.
내가 백신을 맞은 이유는.
내가 자가격리를 칼같이 지킨 이유는.
내가 피해받지 않기 위함이 아닌.
나로 인해 누군가가.
특히 노인과 아이가 피해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 마음은.
코로나에 걸리기 전부터.
코로나에 걸렸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