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체코
처음 가보는 곳은 어디든, 낯설다.
그 낯섦이 두려움이 아닌 설렘이 되는 게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체코의 겨울은 해가 짧았다.
춥기도 추웠지만, 낮시간이 짧은 게 더 큰일이었다.
숙소를 빨리 찾아야 했고, 그래야 혹시나 모를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으니까.
똑같은 여행 시간이 주어줘도,
낮이 짧으면 그만큼 불리해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체코, 브르노의 밤은,
내 기억으로는 안전했다.
숙소를 잡고, 짐을 풀고, 한참을 텅 빈 거리를 돌아다녀봤으니까.
밤이 주는 적막함이 적당히 긴장도 주었다.
그래서, 그 밤의 어둠 속에서도 가능한 밝은 곳으로만 다녔다.
그러다 마주하게 된, 야경.
참.... 조용한 도시구나, 브르노는.
똑같은 장소를,
아침에도 가봤다.
분명, 어젯밤에 봤던 그 장소인데,
느낌은 전혀 다르다.
사람의 앞과 다른 뒤처럼,
그런 것과는 닮지 않아서 다행이다.
브르노의 밤도,
브르노의 낮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