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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24. 2024

봉사자와 직원

센터에 봉사자가 오면, 

마음 같아서는 직원 같은 마인드로 직원 같이 일해주길 바라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사실 우리가 

365일 뼈를 갈아 넣으면서도,

온갖 욱하는 상황을 참아가면서, 

일을 하는(직원) 건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돈 때문이다. 


그러나, 봉사자는 돈에서 자유롭다. 

직원의 시각에서 볼 때, 참 얄밉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이니까.


즉, 일하는 사람에게 협박(?)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봉사자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아무튼 다수의 봉사자들이 봉사를 하는 이유는,


그냥 봉사가 좋아서.

봉사하면 왠지 뿌듯해져서.

봉사를 통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서. 


등의 각자만의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누구도 '돈' 때문에 봉사를 하지는 않는다. 


물론, 

몇 푼의 봉사비(거마비, 수고비)를 목표로 하는

봉사자들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애초부터 봉사자에게 직원과 같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순 없다. 

봉사자가 자발적으로 직원처럼 일해준다면 

눈물겹게 너무 감사한 일이겠지만,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뭐라고 할 수가 없다.  


만약, 


지금 60% 일을 하고 있다고 치자면, 

직원에게는 나머지 40%를 왜 채우지 않냐고 뭐라고 할 수 있겠지만, 

봉사자라면 이미 60%나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봉사자는 애초부터 제로(0)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를 망치지만 않는다면,


단 1%라도,

봉사는 봉사다.


실제로, 

일주일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휴일에 한인 교회에 가서, 

인사하다가, 한번 센터에 놀러오세요.

말 한마디하고, 


주간 보고에서, 

새로운 사람에게 센터 홍보 했다고 적고, 

실제로 '한주동안 너무 고생하셨어요, 선터에 참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라는 소리를 듣는 경우도 봤다.  


직원의 잣대로 본다면, 일주일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겠지만, 

봉사자의 잣대로 본다면, 0에서 1이라도 도움을 준 사람이 되는 거다. 


다만.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1%만 일하는 봉사자가 그 TO를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성실한 봉사자, 80~100%의 퍼포먼스를 내려고 작정하고 있는 봉사자들에게

그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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