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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함 사람 두드러기

by 감성현 Nov 29. 2024

01. 

착함.... 이런 것을 장착한 사람들을 나는 '선한 사람'이라 부른다.

이들은 말투부터도 다르다. 

뭐랄까, 나근나근하다고 할까? 나른하다고 할까?

선택해서 내뱉는 단어들은 하나같이 모난 곳이 없는 예쁜 말들이다. 

잘 욱하지도 않고, 웬만한 건 다 이해한다.


'선한 사람'에 대해서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이 '선한 사람'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사람들이니까.


요점은, 

내가 이런 사람들과 결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냥 이들은 나와 다른 사람이구나 하고, 교류하지 않을 뿐이랄까?


그래왔는데, 이런.... 파견 전, 국내 사전 교육 때, 

이런 사람을 무려 백여 명이나 만났다.

이런 사람들이 한 시 한 곳에 다 모인 것이다. 

물론 그중에서 나와 같은 다른 결의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모두가 선한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곧 있을 자신들의 봉사 활동에 몹시도 흥분(?)하고 있었다. 


다른 결의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건,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일주일 넘게 합숙까지 해야 했기에, 

마치 재입대를 한 것처럼, 

그냥 꾹 참고 어서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랬다. 



02.

지금도 '선한 사람'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강제로 백여 명의 '선한 사람'에게 둘러싸여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역이 생겼다고 할까?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약간의 편견도 깨지고.

굳이 다른 결의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고 곁을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구나 싶었다. 

더 솔직하게는, 내가 정화되는 느낌까지 받았다고 할까? 

이래서 사람은 환경이, 주변에 누가 있는지가 중요하구나 싶었다.



03. 

제법 선한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서로 SNS도 팔로우하고, 

빈말이라도 언젠가 다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자고 하면서,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흩어졌다. 


이제 남은 건 짐 싸기와 출국.



04.

출국 전까지 한 달 정도 파견 기관에 출근하면서 또 교육을 받았다. 

무슨 교육이 이렇게 많은지....

동시에 비자 발급을 위해 필요한 각종 서류들을 준비하고,

여러 개의 예방접종도 맞아야 했다. 

이렇게 단기간에 한꺼번에 많은 예방주사를 맞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이상은 없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를 마치고, 

짐을 챙겨서 드디어, 출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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