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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인스케라즈에, 아무도 가지 않는

낯선 설렘: 체코

by 감성현

기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는 체코 여행 계획을 세운 건,

체코가 그렇게 크지 않고, 웬만한 도시는 기차로 구석구석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꼭 빠르게 갈 이유가 없다면 (여행 일정이 넉넉하다면),

화장실도 있고, 이동 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좀 걸을 수도 있는 기차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도 있다.


'마리인스케라즈에'에 온 이유도 그래서다.

마침 (밤이긴 했지만) 기차표가 있었고,

이곳은 어떤가 싶은 호기심이 있었고,

마음에 들면 하루 머물다 가도 괜찮겠다 싶은 나름대로의 계획(?)도 있어서였다.


하지만,

여행지가 아닌 도시는,


1. 정말 볼 게 없다.

내가 현지인의 실생활을 둘러보는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특별한 게 없다.


2. 여행자 거리가 없다.

그러니까, 즐길 거리도 없고, 먹을거리도 없고, 무엇보다 숙소가 (거의) 없다.

따지고 보면, 이방인이 자주 와야 모텔이든 호텔이든 생기지,

굶어 죽기 딱 좋으라고 외부인이 오지 않는 곳에 숙박업이 있을 리가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생각지 못했던 볼거리를 발견하지는 않을까?

싶었던 기대는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기차는 끊기지 않았다.

짧게 기차역 주변으로 둘러보고, 다음 도시로 떠나는 표를 급하게 끊었다.

그렇게 다시, 기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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