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봉쇄 - 생존 불능의 인도적 위기에 처하다

팔레스타인의 진실을 본다

by 다두


캐스트 리드 작전(Operation Cast Lead)


2006년 총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정부를 인수하지 못한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근거지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세를 강화했다. 하마스는 분리 장벽 넘어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 군도 이에 대응하여 하마스를 타격했다.


양측의 계속된 공방은 2008년 이스라엘의 캐스트 리드 작전으로 정점에 달했다.


2008년 12월 27일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빌미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개시했다. 공습으로 하마스 청사와 경찰서, 무기고, 터널 등이 대거 파괴됐다. 공습에 이어 이스라엘은 지상군을 투입하여 주요 시설을 파괴하고 하마스 요원들을 사살했다. 민간인을 포함한 1,4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생필품 반입이 중단되고 삶의 기반이 파괴된 상황은 가자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며 가자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 상황을 우려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작전을 자위권으로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의 공격을 자제하고 휴전하기를 종용했다.


결국 이집트가 휴전을 중재하고 나섰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은 전쟁 초기부터 양측과 접촉하며 휴전을 촉구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2009년 1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을 충분히 약화시켰다고 판단하고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다음날 하마스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며 전투를 중단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공격을 재개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휴전 선언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면서 전쟁은 사실상 종료되었다.



가자지구 봉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는 했으나 언제라도 가능한 하마스의 선제공격을 제지한다는 목적으로 가자지구와의 국경을 봉쇄하고 분리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장벽 위 공중에는 레이더, 열 감지 장비 등 첨단의 감시 장비를 띄어 하마스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땅굴을 이용해 군사물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국경 근처 지하를 굴착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넣어 장벽을 만들고 자동 감지 센서를 매립했다.


가자지구 앞바다인 지중해 연안의 해저에는 철조망과 구조물을 설치하여 선박 운항을 봉쇄했다. 가자 주민들의 연안에서의 조업 행위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가지지구의 남쪽 출구인 이집트 국경의 라파 검문소를 통제하여 민간인의 외부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가자 북부 에레즈 검문소(Erez Crossing)도 봉쇄하여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연결하는 이동로를 차단했다.


가자지구는 육해공 모두가 봉쇄된 ‘세계에서 가장 큰 지붕 없는 감옥’ 이 되었다. 200만 명에 달하는 가자 주민의 생존이 위협을 받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최소한의 식량, 의약품 전기, 식수 등의 생필품 이외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물자 반입을 통제했다.


2010년 5월 31일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헬기와 함정으로 가자지구 해안 인근 공해상을 항해하던 튀르키에 국적의 구호선 마르마라호를 강제로 차단하고 승선하여 구호선에 있던 튀르키에 구호 활동가 등 9명을 사살하고 수 십 명을 부상하게 했다. 이후 마르마라호는 이스라엘의 항구 아쉬도드로 예인 되고, 생존 승선자들은 전원 추방되었다.


마르마라호는 국제 해상 구호단체인 자유선단연합(Freedom Flotilla)이 운영하는 민간 구호선 중의 하나로, 가자 주민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봉쇄를 무릅쓰고 가자 항구로 항해하던 중이었다.


국제사회와 인권 단체는 이스라엘이 구호 선박을 탈취하고 활동가들을 살해한 것은 국제법 위반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튀르키에는 자국 국적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이스라엘의 행위가 주권 침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함과 동시에 외교 관계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협력 관계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마르마라호를 공격한 것은 자위권 행사이며, 이 선박에는 하마스와 연계된 인물이 다수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마르마라호 사건의 경위를 조사했다. 진상조사단은 이스라엘 주장대로 마르마라호를 차단한 것은 ‘자위권 행사’이긴 하나 그 방식과 정도는 ‘과잉 대응’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자유선단연합의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활동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그때마다 이스라엘에 의해 모두 차단되었다.


국제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가자 주민들의 생존을 우려하며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2012년 8월 유엔 팔레스타인 인도조정국 맥스웰 게이라드 조정관은 가자지구의 열악한 급수, 전력, 의료, 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2020년 이후 가자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no longer livable) 곳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스웰 조정관은 가자지구 주민이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당장에 학교 440개, 의사 1,000명, 병상 800개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자 주민들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를 통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국제적십자위원회, NGO 단체 등의 인도적 구호 활동으로 연명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자지구의 면적은 약 360 km²의 우리나라의 충남 서천군과 비슷한 크기다. 2023년 현재 추산 인구는 약 220만 명으로, 수치상의 인구밀도는 5,900명/km²에 달하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 중의 하나로 꼽힌다.


언론 보도 등에 의하면 서방 국가 정보기관은 2023년 현재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하마스 무장 대원이 약 2만∼3만 명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바, 이는 가자지구 인구의 1% 정도라 할 수 있다.


현재 가자지구 대부분의 지역은 계속되어 온 이스라엘과의 충돌과 전쟁으로 파괴되고 복구되지 않아 거주가 불가능하며, 대다수의 주민들은 그나마 생활 기반이 남아있는 북부 해안의 가자 시티(Gaza City)나 이집트와의 국경인 라파 지역에 몰려 살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가자 전체 면적의 13%에 불과하여 가자지구의 실제 인구밀도는 수치보다 훨씬 높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가지지구 인구의 43.5%가 14세 이하의 아동이라는 사실은 가자지구의 역경과 고난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2018년 방문한 가자지구의 실상은 보도 화면의 그것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비참하다고 표현해도 별반 과하지 않을 정도의 열악한 현실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된 전쟁과 봉쇄의 결과를 말하고 있었다. 최대 도시 가지 시티에서도 당나귀가 끄는 수레가 사람을 태워 나르고 물건을 운반했다. 대부분의 거리는 미처 치워지지 못한 쓰레기 더미로 격한 악취가 흥건한 쓰레기 처리장을 방불케 했다.


가자지구 주민의 생명줄이 되어 온 유일한 종합병원 알시파 병원은 인원과 물자가 부족하여 반쯤만 운영되고 있었다. 뼈만 앙상한 어린애를 안은 히잡(hijab)과 아바야(abaya)의 부녀자들이 인근 도로까지 줄을 지어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들과 포탄 자국이 여전한 담벼락에는 이스라엘을 조롱하고 하마스의 건재를 상징하는 색 바랜 그라피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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