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는 두 사람

by 수담
"사랑은 두 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처음엔


너는 너였고
나는 나였다.


완전히
분리된
두 사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섞이기 시작했다.




네가 좋아하는 음악을
나도 듣게 되고


내가 자주 쓰는 말을
네가 따라 하고


네 습관이
내 습관이 되고


내 취향이
네 취향이 되었다.



"어? 우리 언제부터
이렇게 비슷해졌지?"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너희 둘 진짜
닮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았다.


사랑은
두 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고.




우리는
두 사람이지만


어느새
하나가 되어 있었다.




"저녁 뭐 먹을까?"


동시에
"파스타!"


"주말에 뭐 할까?"


동시에
"영화 보러 가자."




말하지 않아도

안다.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네가
뭘 원하는지


네가
어떤 기분인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그게
하나의 영혼이
되었다는 증거다.



혼자 있어도
혼자 같지 않다.


영화를 보다가
웃긴 장면이 나오면


"너도 지금 웃고 있겠지?"
생각한다.


맛있는 걸 먹으면


"너도 이거 좋아할 텐데."
생각한다.


예쁜 풍경을 보면


"너랑 같이 보고 싶다."
생각한다.




항상


너와
함께
느낀다.




두 개의 육체지만
하나의 영혼이니까.



가끔
너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내 통장이
텅 빈 것처럼
아프고


네가
승진하면


내가
승진한 것처럼
기쁘다.



너의 기쁨이
내 기쁨이고


너의 슬픔이
내 슬픔이고


너의 성공이
내 성공이다.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다.



"나 오늘 힘들었어"가 아니라
"우리 오늘 힘들었지"


"나 성공했어"가 아니라
"우리 해냈어"


"나 행복해"가 아니라
"우리 행복하다"



언제부터
"나"가 "우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면서도
독립적이다.


"나는 나고
너는 너야."


그것도
좋은 사랑이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다.



너는 나고
나는 너다.


경계가
흐려졌다.


네 고통이
내 고통이 되고


내 기쁨이
네 기쁨이 되는


그런
사랑.



가끔
친구들이 묻는다.


"너만의 시간은?"


나는 대답한다.


"너랑 있는 시간이
나만의 시간이야."


왜냐하면


너와 나는
하나니까.



두 개의 컵이
있었다.


하나에는
내 커피


하나에는
네 차


하지만
이제는


같은 컵에
담긴다.


구분이
없어졌다.


네 것이
내 것이고


내 것이
네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2000년 전에
말했던 것처럼


사랑은
두 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



우리는
두 사람이지만


하나다.


분리할 수 없고
나눌 수 없고
떨어뜨릴 수 없는


하나.


그래서


이제는


"나"라는 말보다
"우리"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내일 우리 뭐 해?"
"우리 저녁 뭐 먹지?"
"우리 이거 사자."


우리.


이 단어가


가장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