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왜 떠났을까
그래서 나는 왜 떠났을까
세월이 흘러
다시 그 섬을 찾았습니다
여름 이맘때
그때와 똑같은 계절에
모래성은 흔적도 없고
그녀가 끼룩끼룩 뛰놀던 자리엔
다른 이들의 발자국만
덧없이 찍혀 있었지요
그때
왜 그리 급히 달아났을까요
사랑이 무서웠던 걸까요
아니면
그 순수한 시절이 깨질까 봐
두려웠던 걸까요
이젠 알 것 같습니다
내가 도망친 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온전히 사랑할
용기 없는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한지자락 물들 듯
눈시울 붉히던 그녀는
아마도 알고 있었겠지요
겁 많은 사내가
달아나는 것이라는 걸
지금
다시 한번 막배를 놓친다 해도
이번엔
죽을 만큼 내달리지 않을 텐데
그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시《그녀는왜 떠났을까? - 석모도 기억》은 시인 "노영임"님의 자작시입니다.
작가님의 허락을 얻은 후...
저의 언어로 후속시를 올립니다...
허락해주신 작가님에게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https://brunch.co.kr/@aegiddongp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