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온도의 간격은 조절해야 한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이 말은 우리가 수많은 인간관계를 하면서, 관계의 중용을 잘 지키고 현명하게 가꾸어 나가라는 옛 현인들의 말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서로 마음이 잘 통하고 소위 말하는 나랑 '결'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의 깊은 속내에 있는 개인적인 얘기나 고민들을 많이 꺼내놓게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너무 가까운 사이일수록 관계에서 온도의 간격을 늘 신경쓰고, 더 조심해야 한다는 점, 알고 계셨나요?
모든 상황에서는 중용의 미학이 통하듯, 겉으로는 잘 지내는듯 보이고 단순한 인간관계처럼 보여도 참으로 복잡다단한게 사람 마음이라죠. 겉으로 친절한 것 같고, 나에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내 이야기도 잘 들어준다고 해서 그 사람을 믿었는데 배신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또 나는 그 사람을 믿고 깊이있는 이야기를 꺼내놨는데 누군가에게 그 말이 옮겨져서 신뢰가 깨지는 경우, 우리 주변에서도 한번쯤은 봐오지 않았나요?
저는,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표면에 있는 것들만 보고 사람에 대해 '지레짐작'하는 습관을 놓아버린 것 같아요. 아주 어릴 적에는 그저 누가 나에게 잘해준다고 하면, 그저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자기의 이익만 챙기고 필요할 때만 절 찾으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제 기준에 맞는 프레임 속에 그 상대를 규격화시켰죠.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게 되지만 사람 마음의 깊이나 흐름은 내가 통제할 수도 없을 뿐더러 안다고 해도 다 알수도 없죠.
어린 아이들이 그렇잖아요. 나에게 잘해주면 '좋은 사람' '좋은 어른' '좋은 선생님' 이렇게 선한 사람의 캐릭터를 포지셔닝하죠. 아이들은 그럴 수 있어요. 아직 세상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하고, 자아에 대한 확립도 약해서 나와 타인의 경계와 복잡한 심리에 대해서 파악할 힘이 아직은 무르익지 않았거든요.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 여러 상황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고, 특히나 서로 심리적 관계가 두텁고 가까운 사람과 있을 때는 서로의 온도와 마음을 세심하고 면밀히 살펴야해요. 가깝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막 해도 상대가 '이해해주겠지'라는 건 그 사람에게 감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우리는 때때로, 서로의 온도를 늘 신경쓰고 배려하고 사회 안에서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진심이 다 전해지지 않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는 관계에 너무 많은 기대치를 내려 놓아야 할거에요. 서로 가깝고 그만큼 친밀하다 보면, 상대가 많은 부분에서 나를 이해하고 있다고 무의식 중으로 뇌가 인식을 하게 되거든요. 서로 다른 자아와 인격체를 가졌는데 이런 환상을 품게 되는건 그만큼 서로의 온도가 가까워서 그래요. 그리고, 나도, 타인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걸 나 스스로라도 인정하고, 수긍해주는 거에요.
우리는 너무 '약한'존재라서, 때로는 겉으로 보이는 것을 주로 믿어버리고, 그 사람 안에 숨겨진 내면이나 깊은 곳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파악해야 하니, 그냥 지나칠 때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 사람과 관계가 가까울수록 진실한 내면을 바라보고 마주하고 알아가는 노력에 쓰는 에너지는 절대 아끼면 안되요. 관계를 더 소중히, 깊이 느끼고 다룰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거든요.
우리 모두는, 너무 마음이 쉽게 다치고 내 기준에서만 바라보기에 늘 상대에게 내 진심이 닿기도 힘들고 관계 안에서 오해와 갈등도 많이 발생하게 되는게 인간관계 같아요. 그럴 때마다, "사람은 원래 그래." 라면서 관계 맺기를 포기하지 말고, 당신이 조금 더 성숙하고 견고한 자아를 가진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한 사람으로 따뜻히 봐주는게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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