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언어랑, 날 것의 언어는 구별되어야 해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솔직함은 서로를 더 멀어지게 하죠.

by 이유미

흔히 누군가와 잘 알고 지내다 보면, 이런저런 고민들을 꺼내놓거나 어떤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경우가 더러 있죠. 나와 상대의 생각이나 마음은 서로가 쌓아온 경험치나, 성장과정, 무수한 습관, 관점 등이 모인 집합체기에 타인의 것과 다를 수밖에 없죠. 설령, 비슷하다고 해도 그 안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꽤나 많구요.


그런데, 서로의 다름 안에서 빚어지는 이질감은 관계 안에서 당연히 발생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관점만 '맞고' 상대의 것은 '틀렸다'는 식의 뉘앙스를 전하게 된다면, 또는 솔직함을 전한다고 해서 그저 내 속 시원해지자고 건네는 '솔직함'은 서로의 온도를 급격히 식게 만들어요. 왜냐면, 사람은 누구나 내 편에서 한번은 들어주고, 존중해주고, '아 그럴수도 있었겠다'라고 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안아주고, 포용해주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하며, 그런 사람과 있을때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연히,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까울수록 내 관점에서, 경험치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향은 무의식의 똬리를 틀고 먼저 나오게 되요. 상대를 위한다고 하는 말이고 조언인데 그게 솔직함이 아니라 상대에게는 내 사정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쉽게 말하는 무례한 언어가 되어버릴수도 있구요. 이렇게 관계 안에서의 감정의 온도는 꽤나 섬세해서 정말 사소하고 작은 것으로 인해서 갈라지고 균열이 날 수 있죠. 처음엔 별 것 아닌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틈이 점점 벌어지게 되면, 회복할 수 있는 타이밍도 놓치게 되고, 서로의 관계 온도는 차갑게 식어서 복구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될지도 모르죠.


이렇게 서로의 감정의 온도를 생각해야하고, 신경써서 언어 하나에도 상대에게 어떻게 투영될지, 어떤 깊이의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늘 고려하는 것은 생각보다 에너지도 많이들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냥 '혼자가 편하지' 하면서 관계를 깊이 맺거나 누군가에게 자기 얘기를 털어놓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회피하기도 해요. 그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에요.


서로의 성향이 다르고, 관계를 대하는 방식이 다른 것 뿐이니까요. 그렇지만, 누군가와 관계 안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처를 견디기 싫어서 아예 피해버리기만 한다면, 우리는 정말 다가가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나타났을 적에도 망설이고 주저하면서 관계가 이어지는 타이밍조차 잡지 못할 확률이 높게되요.


서로의 가치관, 생각, 마음들이 켜켜이 쌓인 합의 전체는 서로 가까워질수록 수면위로 더 드러나고, 서로 다른 부분을 잘 해결하고 메워가는 것 또한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는 부분이죠. 솔직함은 유지하되, 상대의 미묘한 선 안에서 존중해주고, 서로의 경계선 안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 어쩌면 가장 어렵고도 복잡한 일이지만 나와 상대를 지키면서도 관계를 아름답고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누군가와 인연이 되는 것도 어렵지만, 그 관계를 잘 이어나가는 것은 더욱 더 어렵죠.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을 조금씩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가는 것, 그게 우리가 서로 맺는 관계에서도 꼭 필요한 일임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누구와도 잘 지혜롭게 운영해나갈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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