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다정함 vs 부유한 불편함

당신의 인생을 어디에 맡기고 싶으신가요?

by 리하루

적당히에 속하는 집단은 얼마나 행복할까.

뭐든지 적당히, 중간만큼, 이게 사람들이 원하는 평온한 구간이지만 그게 참 힘들다.


가끔 비교하게 되는 두 집단이 있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사람 외모에서 비치는 따스한 온기를 지닌 사람과 누가 봐도 깔끔하고 부티나는 사람이지만 썩 어딘가 외로워 보이고 불편한 사람.


사회에 있을 때는 깔끔한 인상의 부유한 사람에게 시선이 많이 가곤 했다.

"저 사람은 집에 돈이 많은가?", "역시 부모님이 잘 살았군, 부모 덕이네." 뒤에서 생각도 참 많았다.


물론 지금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 당연히 시선이 가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렇지만 그 가정의 실상을 알게 됐을 때는 부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모든지 돈으로 해결하는 부모를 본 적이 있다. 본은 자식들에게는 물론이고 자녀의 배우자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자녀의 배우자 또한 처음에는 당황한다. 이 집안의 온기는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속세의 달콤함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딱 그뿐이다. 같은 부류의 온기를 지닌 사람이 아닌 걸 깨닫게 되면 극한 외로움에 빠지고 만다.


누구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남들보다 돈 걱정은 덜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 노출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금전으로 해결된 애정은 결국 금전으로 되돌려주는 방법밖에는 모르는 사람이 된다.


그 사람은 그게 배움이었기 때문에, 왜 사람들이 자기에게 손가락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걸 보고 참 안타까웠다.


"그 사람 빚이 8,000만 원이래."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하겠다고 데려온 남자를 소개할 때 한 말이다.


"8,000만 원? 근데 결혼을 한다는 거야?" 너무 속물 같은 대답이었다.


어쩌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결혼도 임신, 출산도 내가 제일 먼저 시작점을 맡았다. 그래서 친구의 발언이 더 현실적이지 못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네가 뭘 몰라서 그러나 본데 결혼은 현실이야. 그 사람 솔직히 사람이 좋아 보이는지도 잘 모르겠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친구를 말리는 듯한 말을 했었다. 그 이상 말하는 건 선 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번쯤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술도 안 먹고, 착실한 사람이야. 집이 부유하지 않아서 공부하느라 쓴 돈이고, 이제 갚아 나갈 거야." 친구가 대답했다.


그리고 결혼한 지 6년이 넘은 지금, 보란 듯이 잘 살고 있는 부부고 너무 행복해 보인다. 친구의 판단이 맞았던 것이다.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친구들 앞에서 으스대지 못하고 조용히 구석에 있었던 그 사람은 지금 누구보다 듬직하게 가정을 이끌고 있고 친구들끼리 만나도 누구보다 환대해 주며 모임을 이끄는 사람이 되었다.


"난 남편 가족들이 너무 좋아. 우리 집이랑은 또 다른 따뜻함이 있어. 시누도 시부모님도 너무 좋아." 친구는 시댁의 따뜻함이 좋아서 그 먼 부산을 자주 왕래한다. 부산이면 명절만 해도 한 번씩은 멀어서 안 가겠다고 해도 될 일인데 명절이 아닌 때에도 바지런히 다닌다.


역시 행복은 마음이 편한 곳 터를 잡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은 부유한 부모는 이미 물 건너갔지만, 누가 봐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도 자라길 바라고 있다. 빚이 있더라도 빚을 빛으로 만들 수 있는 가정을 선물하도록 노력하는 건 나의 몫이기에 내일 아침에도 사랑 담은 눈빛으로 인사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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