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딱 5분만 행복하기

복리식 감사로 행복 쌓는 방법

by 리하루

억지로 행복해보기

며칠 전, '나의 해방일기'라는 드라마를 봤다. 그리고 생각보다 잔잔한 흐름에 지루함을 느끼다가 자극적이지 않은 이 분위기가 드라마의 흐름인 것 같아서 조금만 집중해서 봤다.


여느 드라마처럼 각자의 사연이 있는 주인공들. 그중 이 드라마가 끝나고 인기가 한참 있었던 '구 씨'라는 캐릭터는 돈도 많고 권력도 있지만 행복이 결여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행복이 별거 아니라는 듯 삶의 즐거움을 억지로 쌓아가는 염미정의 방식을 구 씨에게 전수한다.


딱 하루에 5분만 행복하기. 누군가의 배려를 받으면 그 순간 7초, 맛있는 밥을 먹어서 기분이 좋다면 5초, 이렇게 초 단위의 설렘이 모여서 하루에 5분을 채우는 것.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억지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일상을 녹여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나의 감사와 행복

행복의 정의는 모두에게 다르다.


돈이 많지 않아서 불행한 사람도 있고, 돈은 많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있고, 아이가 있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불행한 사람.


나는 요즘 아이와 있어서 참 행복하다. 10년 동안 일 하던 직장을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에서 복직하지 못한 채 그만두게 되었다. 아이를 위한 선택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이 시간이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돈 보다 더 값진 가치가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없고, 지난 추억도 살 수 없고, 내가 함께하지 못하는 흘러가는 아이들의 시간도 멈출 수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직장 커리어의 가치는 아이들과 평온하게 눈뜨는 매일 아침에 비해 한없이 저렴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돈은 없다.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아이는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어나니 정말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게 쪼들리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아침에 아이들과 눈 뜨며 "엄마 조금 더 잘래."라고 투정 부릴 수 있고 "엄마 늦었어. 빨리 준비해!" 소리치지 않아도 되는 등원 준비 시간에 감사하다.


아이가 아파도 회사에서 동동거리며 남편이랑 실시간 카톡으로 누가 당장 달려갈 수 있는지 상의하고 내일도 아프면 누가 연차를 낼 것인지 플랜을 짜지 않아도 되는 것도 감사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한창 나라에서 관리하던 시기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 그리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빈호흡 증상으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아이를 출산한 지 만 이틀이 되기도 전에 병원에서 새벽에 전화가 왔다.


"심장 역류 현상이 발견되었고, 폐출혈도 있습니다. 폐동맥고혈압과 패혈증의 가능성이 있고 폐출혈을 잡으려고 시도 중이나 오늘이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이 고비가 될 것 같다는 말. 실감 나지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아이 면회도 갈 수 없고 오롯이 아이 혼자 이겨내야 하는 시간이었다. 한 번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했고, 나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내 배 아프다고 병원에 꼼짝없이 누워있기만 하는데 우리 아이는 외롭게 혼자 오늘 밤을 잘 견뎌내 주길 바라야 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행히 폐출혈은 금방 잡혀서 고비는 넘겼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은 간사하다. 그리고 난 그 간사함을 간파해서 오늘 내 옆에 우리 가족들이 평안하게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하루 일상을 시작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 잘 알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하루에 5분도 행복하다고 생각할 겨를 없이 지나가는 게 대부분이지만, 아이들이 잠든 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음에 오늘의 행복을 만끽해 본다.


내일도 오늘만큼만 무탈하게 행복하길. 모레도, 글피도 내년도 30년 후에도 딱 오늘만큼만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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