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과 2026년의 사이

나흘간의 서일페 후기와 2026년 새해 방향성

by 파도

이미 한 번 적었지만, 그래도 이 나흘은 그냥 지나가게 두기엔 조금 아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첫 서일페를 마치고 나니,

결과보다도 과정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해냈는지보다,

준비부터 정리까지 이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는지가 더 또렷하게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기록은 ‘행사 후기’라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제가 어떤 태도로 서 있었는지를 돌아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번 페어를 앞두고 필과 문 인형에 새 옷을 입혔습니다.

아주 사소한 준비였지만, 그날만큼은 괜히 더 귀엽고

단정하게 나가고 싶었습니다.

잘 보이고 싶다기보다는,

잘 인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부스에 앉아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도

“옷 잘 어울려요”, “너무 귀여워요” 같은 말들이었습니다.


필앤문이 사람들에게 귀염을 받는 장면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는 기분은

생각보다 묘하게 힘이 됐습니다.


제가 준비한 것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이 캐릭터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흘 동안 계속 마음에 남았던 건

‘계속 서 있는 태도’였습니다.


솔직히 쉽지는 않았습니다.

체력은 빠르게 소모됐고, 발주 수량에 대한

판단 미스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그 태도가 관심의 흐름을

조금씩 만들었다는 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웃음을 확인하고,

짧은 한마디를 주고받는 그 순간들이

생각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필앤문이 기록에 관한 캐릭터인 이유도

결국 이런 장면들 때문일 것입니다.

잘된 순간뿐 아니라, 어설펐던 순간까지

품을 수 있는 기록을 위해서요.


그래서인지 서일페를 마친 뒤,

유튜브에서 새해 첫 곡으로

김동률의 〈출발〉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2025년의 끝자락과

2026년의 시작이 겹쳐 있는 지금이,

정말로 출발선에 서 있는 기분이라 골랐습니다.


이어서는 별의 〈12월 32일〉을 부르며

쉽게 보내주지 못한 12월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출발〉을 떠올리며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아쉬움과 설렘이

동시에 있는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서일페를 지나오면서 느낀 건, 이 나흘이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완성보다는 방향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조금 더 또렷해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원래 하고 싶었던

필앤문을 얹은 여행기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 자체를 기록하는 콘텐츠들도

차분히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2026년에는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필앤문의 기록을 전해보고 싶습니다.


사람에게서 받은 말과 표정을

조심스럽게 적어두면서,

다음 만남을 준비하는 방식으로요.

기대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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