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앤문, 공식 데뷔하다!

서일페 v20, 기록은 존재이다.

by 파도

필앤문은 기록에 관한 캐릭터입니다.

잘 웃은 날만 적는 기록이 아니라, 머뭇거렸던 순간과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하루의 방향이 달라졌던 날까지 함께 묶어두는 그런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필앤문을 만들 때, 이 캐릭터들이 특별히 멋지거나 대단해 보이기를 바라기보다는 보는 사람의 하루 옆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또 누군가에게는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서일페 캐치프라이즈 “기록은 존재이다.”가 어쩐지 필앤문의 데뷔와 아주 걸맞아서 혼자 뜻깊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하핫)


서일페에 필앤문을 데리고 나가면서도 그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캐릭터를 마주한 사람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당일이 되자 심장이 떨려서, 잠깐 쉼호흡을 하고 부스를 시작했습니다.


부스를 지나가며 웃어 주시고, 뒤돌아서 다시 와 주시거나,

부스 앞에 서서 한 장 한 장 고르던 손님들의 얼굴과 반응을 하나하나 지켜보았습니다.

“너무 귀여워요”, “설정이 정말 좋아요” 같은 말들에 정말 행복했고

다녀간 분 중에 유튜브 구독자분, 디자인 관련 교수님, 스태프분, 기자 평론가분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직접 건네받는 말에는 분명한 온도가 있었습니다.

화면 속 댓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말하는 사람의 표정과 말투가 함께 있었습니다.

한 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인 배움도 많았습니다.

어떤 구성에서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무는지, 작가의 태도에 따라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제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손님이 더 편하게 손을 움직이는지도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3일 차가 되자 경험치가 쌓이면서 판단이 서기 시작했고,

숫자들은 다음을 위한 힌트를 남겨 주었습니다.

아주 많은 매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명한 성장세가 보여서 마음이 벅찼습니다.


다리와 발은 분명 아팠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말랑해졌습니다.

저는 사람에게서 자극을 받으면 더 단단해지는 타입이라는 걸 이번에 또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계속해야 할 건 결국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계속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서일페는 저에게 필앤문의 데뷔 무대이자,

제 캐릭터가 혼잣말이 아니라 대화가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활기를 전하고 싶었고,

그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전해졌다면 이번 데뷔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필앤문은 앞으로도 기록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필앤문을 계기로 일상에 작은 활력과

무언가를 기록해 보고 싶은 마음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서일페 마지막 날, 오늘도 힘내 보겠습니다.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

필&문 데뷔 축하해.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