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중입니다.

by 누군가의 첫사랑

부모님의 이혼으로 난 관계에 있어서 완전히 독립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세상 사람들에게 기대했고, 무너지는 중이었다.

해고를 겪고 다시 자립하는 시간을 보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도시들을 돌며, 한국에서의 일을 잊고 오롯이 외로움을 견디며 이겨내려고 했다.

외로움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이 모든 시간이, 순간이 다시 나를 단단히 담금질해 주는 기분이었다.


축축한 추위가 뼈를 애는 듯한 파리의 거리에서 발이 아프도록 걸으며, 조금.

베니스의 수상버스 맨 뒷칸에 홀로 앉아 따듯한 뱅쇼를 홀짝거리며, 조금.

수상버스가 들러주는 어느 이름 모를 섬마다 무작정 내려 목적지 없이 걸으며, 조금.

난 조금씩 조금씩 단단해졌다.


골목골목을 걷다,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도 난 다시 길을 찾았다.


마지막 도시 로마의 바티칸에서는 눈물이 났다.

경이로운 작품들을 보며, 한없이 작아진 나를 스스로 토닥거렸다.


한 달 동안 한국말을 하질 않아 길가는 한국사람을 붙잡고 말을 걸고 싶어 졌을 때,

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 해가 바뀌어 서른이 되었을 때, 진우를 다시 만났다.


추운 1월이었다.


내가 바라마지 않던 서른.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을 거라던 푸르던 스무세 살이 소망했던,

나의 서른은 아무것도 제자리에 있지 않았고,

나의 마음도 그대로이지 않았다.


돌아오니 현실이었고, 난 진우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었다.


진우의 위로를 모두 튕겨내며, 벽이 되었다.

지친 진우는 나를 데려다주는 길, 눈 때문에 정차 중이었던 어느 지하철 역에서 급히 내렸다.


나의 서른 살, 1월이 우리의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눈이 소복이 쌓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