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품고 있는 회포.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니?
피자헛 뒷골목에서.
"네, 누나가 우유인가 뭔가 사줬잖아요.ㅎㅎ"
"우유 아니고 요거트 드링크야.. 그거 네가 가져온 거 아니었어?"
"누나.. 난 그때 아무것도 모를 때였어요 ㅎㅎ 누나가 사줬어요."
헐.. ㅎㅎ
"그래 그랬구나. 네가 나한테 싸이월드로 쪽지 보냈었잖아."
"그거 알아요? 피자헛에서 누나를 다시 본 날이 제 친구 D의 생일날이었어요. 남자들끼리 피자헛을 ㅎㅎ.
그때 누나보고, 아 저 누나 내가 아는데.. 아는데 생각하다가 싸이월드에서 이름으로 찾았어요.
그때 D 네 집에서 같이 찾았던 거 알아요? 찾았다고 막 환호하고 그랬어요 ㅎㅎ
답장도 바로 온게 아니었어요. 수능끝나고 보냈었는데, 저 학교다닐때 답장왔어요."
"아 그래 맞다. D! 잘 지내? "
"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살고 있어요."
"누나가 D랑 같이 우리 집에 놀러 왔던 거 기억해요?"
"what...? 아닌데 난 피자헛 J랑 같이 간 거 아니야?"
"아니에요. 우리 D랑 같이 만났다가 서로 더 놀고 싶은 데 갈 데가 없어서 우리 집으로 간 거예요."
"와.. 진정 내가 미쳤었구나.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서 아침에 우리 집 안방에서 잤잖아요."
"what....? 아닌데 난 네 방에서 잔 거 아니야?"
"누나 내 방엔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우리 컴퓨터방에서 놀다가 아빠 출근하시고 누나가 안방에서 잤어요.
그 모습이 너무 생경해서 엄마랑 둘이 문 열고 구경했단 말이에요. "
"What...? 하..."
좌절이다. 철이 없어도 저렇게 없었다니. ㅎㅎㅎ 나의 모습에 너무 놀라울 뿐이다.
난 여자동생이랑 간 게 아니고... 진우의 절친 D와... 새벽에 진우네로 쳐들어갔고 어머니는 그걸 또 반겨주셨고.
안방까지 내어주셨다....
지금도 약간 미친 거 같은데 그때도 그랬구나.
"누나, 저한테 메일 보냈었던 거 기억해요?"
"당연하지.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잖아. (절절한 고백의 이메일... 말이지.)
근데, 네가 답장 안 했잖아.. 왜 안 했어?"
"아니, 갑자기 뜬금없이 메일을 그렇게 보내서 엄청 놀랬었어요."
"네가 답장 안 해줘서 내가 전주영화제까지 쫓아간 거 알아? 우리 영화제에서 다시 만난 거 기억나?"
"아! 맞다 우리 봤었죠. 그때 누나가 나한테 책을 하나 선물해 줬는데. 저 그 책 정말 좋아했어요."
"책? 책이 뭐였지.. 기억이 안 나네. ㅎㅎ 암튼.. 난 전주에 가면 널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널 보러 전주영화제에 간 거야."
진우는 살짝 놀란 표정이다.
"그리고 우리 그 뒤에 한번 만났잖아. 서대전 공원에서. 너 그때 엄청 차갑게 군대 간다고 했었어."
" 메일 받고.. 전 군대에 가야 하고 어쩔 수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 삐쳐있었던 거 같아요."
"항상.. 너에게 미안했어."
"주변에서는 제가 누나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있는데, 누나는 남자친구가 있으니깐, 저 혼자 바보가 된 느낌이었어요. 누나는 너무 큰사람이고. "
"아니야.. 나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했었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그게 너인 것도 알았어."
20년간 말하지 못했던 고백을 이제야 했다.
"나도, 널 좋아했어. 그런데 말할 수가 없었지."
"전 누나가 너무 표현을 안 해서 몰랐어요. 그냥 아는 동생으로 잘 대해주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그런데 남자친구가 뭐래요? 왜 안 헤어졌어요?"
"남자친구가 너무 아무 일 없단 듯이 날 대해서, 다시 말하기가 힘들었어. 내가 죄인 된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다시 모질게 말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너에게 연락을 못했어..
부모님 이혼하시고 남자친구도 정리하자마자 너한테 연락했던 거야.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랑 사귀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잖아.ㅎㅎ"
넌, 나를 짝사랑했다고 생각하지?
나도 널 짝사랑했다고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