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법을 파악하라
일반적으로 설명글의 요약을 이야기 글보다 어려워하지만, ‘어떤 설명글’은 이야기 글보다 요약하기 쉽다. ‘어떤 설명글’이란 특정한 설명 방법에 따라 쓰인 설명글이다. 글에 사용된 설명 방법에 따라 요약하면 무난한 요약문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글에 사용된 설명 방법을 알아볼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설명글에 쓰이는 설명 방법은 스무 가지에 가깝다. 여기서는 세 가지 설명 방법만을 안내하려 한다.
유념할 점은 실제 설명글에서는 하나의 문장에 여러 설명 방법이 동시에 사용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한 문장에 한 가지 설명 방법만이 사용된 문장을 예시로 사용하겠다.
이 방법이 사용된 설명은 보통 한 문장으로 끝난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장기간에 걸쳐 상승하는 현상이다”와 같은 식이다.
정의 문장을 요약에 포함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요약 목적이나 문제의 요구에 따라 다르다. 요약에 포함해야 한다면 정의 문장만큼은 핵심 단어들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 쓰지 않는 편이 낫다. 자칫 뜻을 변질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차와 지하철은 둘 다 준비된 레일 위를 달리는 교통수단이다.”와 같은 문장이다. 이 방법의 설명은 이처럼 한 문장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문단, 몇 문단, 한 편의 글 전체로 확장되기 십상이다.
비교 방법이 사용된 설명글을 요약할 때는 우선, 비교가 사용된 설명 범위-한 문장, 한 문단, 몇 문단, 글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 다음으로 ‘공통점’이 몇 가지인지 번호를 붙여가며 밑줄 그어야 한다(설명글 읽기에 능숙해지면 범위 판단과 공통점 찾기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밑줄 그어진 단어나 구절들을 ‘활용’하되 어느 정도 자신의 말로 바꾸어 쓰거나 원래 문장(들)보다 간결하게 요약한다.
위 사례 문장을 요약한다면 ‘기차’, ‘지하철’, ‘레일’, ‘교통수단’에 밑줄 그을 만하다. 그리고 ‘기차와 지하철은 레일 위를 달리는 교통수단이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방법 또한 한 문장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한 편의 글 전체를 관통하는 경우도 있다. 대조 방법으로 쓰인 설명에서 특히 유념할 점은 차이점의 ‘기준’이다.
“설명문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는 반면, 논설문은 독자를 설득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는 문장을 예로 들어 보자. 여기서 대조의 ‘대상’은 설명문과 논설문이고, 대조 ‘기준’은 글의 목적이다. 설명문의 목적은 정보 전달, 논설문의 목적은 설득이다. 이 세 가지-대상, 기준, 기준에 따른 차이점-을 찾아야 요약이 가능하다.
요약을 위한 단계는 비교와 같다. 위 문장에서 밑줄 그을 만한 단어는 설명문, 정보, 목적, 논설문, 설득이다. 요약하면 ‘설명문은 정보 전달에, 논설문은 설득에 목적이 있다’ 정도가 된다.
대입 논술 시험 문항들 가운데 요약을 요구하는 제시문들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설명 방법이 ‘비교-대조’이다. 즉, 비교와 대조가 동시에 사용된 설명글이다. 요약에 필요한 단어나 구절에 밑줄을 그은 상태로 제시된 다음 [가] 글이 이런 경우이다.
[가] 본질이란 어떤 대상을 다른 것과 구별되게 하는, 그 대상의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성질이에요. 즉, 본질은 어떤 것을 다른 무엇이 아니라 바로 그것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성질이죠. 그런데 본질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 철학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해왔어요. 그중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사르트르가 특히 뚜렷하게 달랐어요.
플라톤은 본질이 눈에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이데아 세계에 있다고 봤어요. 우리가 매일 보는 사물들은 이데아의 그림자 같은 것일 뿐이고, 진짜 변하지 않는 본질은 이데아예요. 즉, 본질은 감각으로 느낄 수 없는 영원한 원형이라는 거죠.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본질이 사물 안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인간의 본질은 이성을 가진 것’처럼 각 사물은 자신을 그 모습으로 만들어 주는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봤어요. 플라톤처럼 바깥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물 자체에 들어 있는 핵심 성질이 바로 본질이라는 거예요.
사르트르는 이 둘과 완전히 다르게 말했어요. 그는 특히 인간은 태어날 때 그 본질이 어디에도 없다고 봤어요. 대신 인간은 선택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만들어 간대요. 그래서 그의 유명한 말이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예요. 즉, 본질은 이미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된다는 거죠.
- 내용 검토 : ChatGPT 5.0, Gemini, Perplexity
위 글에는 정의, 부연, 비교, 대조, 나열, 예시, 인용 등의 설명 방법이 사용되었다. 이 가운데 글 전체를 관통하는 설명 방법이 ‘대조’이고, 각 철학자의 주장에 전제된 바-본질의 개념-는 ‘비교’이다.
모든 대조에는 대상의 공통점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므로 대조에 중점을 두어 요약할 때에도 공통점에 대해 먼저 요약해야 한다. 그 후 대조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 기준을 중심으로 차이점을 정리한다.
다음 [나]와 [다]는 [가]에서 밑줄 그은 단어와 구절들을 활용한 요약의 두 가지 버전이다.
[나] 본질이란 어떤 존재의 핵심 성질이다. 각 존재의 본질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사르트르는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플라톤은 각 존재의 본질은 그 존재 바깥에 있는 이데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각 사물의 본질은 이미 그 사물 안에 있다고 보았다. 즉, 각 사물은 이미 결정된 본질에 의해 바로 그것이 된 셈이다. 한편, 사르트르는 인간의 본질은 살아가는 동안 각자의 선택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다] 본질이란 어떤 존재를 그것이게 하는 핵심 성질이다. 본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해 철학자들은 의견이 달랐다. 플라톤은 본질을 외부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내부에서, 사르트르는 인간의 선택에서 찾았다.
이 글에서 안내한 설명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그 외 열몇 가지의 설명 방법이 더 있다. 중요한 점은 글을 읽으면서 어떤 설명 방법이 사용되었는지 파악하고, 그 설명 방법에 맞게 밑줄을 그을 수 있어야 적절한 요약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모든 설명글이 정해진 설명 방법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이런 설명글의 독해와 요약에는 쉽게 익힐 수 있는 기술을 넘어 글의 내적 논리를 따라갈 수 있는 사고의 힘이 요청된다. 여기 해당하는 글의 사례를 다음 시간에 살펴보자.
p.s. 요약은 물론이고 창조조차 AI에게 시키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글을 요약하는 ‘과정’은 정확한 이해력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공 지능에게 시킨 일을 대다수 인간은 이해조차 못하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그런 세상에서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