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절규

내 아이에게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 건가.

by 이현건

초등학생에서 드디어 중학생이 된 우리 아들은 첫 중학교 등교를 안 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아들이 밖을 나가면 사람들이 수군거린다고 말한다. 아니다 사실은 자신들의 일이 바빠 지나가기 허다할 뿐이다. 그렇다 우리 아들은 대인 기피증과 우울증, 여러 아픈 병들이 겹쳐 밖을 나가는 게 두려운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자해도 아들은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우리 부모조차 아들의 얼굴을 못 본 지 몇 주가 되어간다. 아빠와 엄마인 부모가 자신의 자식 얼굴을 집에서 못 본다는 사실하나로 집안에서 웃음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아들은 우리가 일을 하러 나가는 시간대에 나와서 밥을 혼자 먹고 씻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간다.


"여보 이대로 두면 우리 아들 평생 방에 혼자 있을 거야 방법을 찾아야 해. 이대로 두면 우리가 먼저 무너질 거 같아."


아내의 말에 나는 소름이 돋았다. 정말 이대로 아들이 마음의 문을 열도록 기다렸다간 평생 못 볼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 우리 아들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라도 받아보자 요즘 아이들 많이 치료받으러 간다 했어."


어쩔 도리가 없었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우리가 의사였다면 좀 더 상황이 괜찮았을까? 하는 자신들을 의심하고 혐오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안개처럼 쌓이고 있던 그때 우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병원에 아들을 데려가 보는 것.


"아들.. 아빠랑 엄마가 부탁 하나만 해도 괜찮을까?"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듣는 아들. 미동조차 없는 모습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엄마가 죽기 전에 우리 아들 괜찮아지게 만들고 싶은데 병원에 한 번만 같이 가주면 안 될까?.."


아들은 가만히 듣다 이불을 내리고 우리를 쳐다보며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오랜만에 보는 아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못해 쓰라렸다. 우리 부모가 좀 더 잘했더라면. 우리가 좀 더 신경 써줬다면. 우리 아들은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중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고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오는 길 내내 아들은 한마디 말조차 없이 멍하니 밖을 보았다. 또래 친구들의 하교시간.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걸까?.. 마음이 쓰라리다.. 찢어질 거 같은 마음을 겨우 부여잡고 도착했다.

그리고 몇 시간 걸쳐 아들의 검사가 진행되고 결과를 듣는다.


"아드님 상태가 부모님 두 분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매우 안 좋습니다.. 아드님 입원 시키셔야 할 거 같아요."


의사의 충격적인 말에 아내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아빠인 나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운데 오죽할까. 그렇다 해도 정신병원 입원이라니..


"우리 아들 상태가.. 입원하면 괜찮아질까요?.. 선생님 제발 저희 아들 밖에 나올 수라도 있게 만들고 싶어요.."


의사는 우리를 바라보며 최대한 아드님을 괜찮아지게 만들겠다 약속했다. 부모인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이제 의사는 아드님을 입원시킬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정신병원에 아들을 입원시켜야 하는 게 최선인 걸까?.. 아내는 의사의 앞에서 떠나가라 울며 제발 다른 방법이 없냐고 말한다. 내 아내가 결혼하고 이렇게 슬프게 운 적이 있었던가?..


"선생님.. 저희가 아들 설득을 해볼게요 제발.. 꼭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내는 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제발 난 못한다고 못한다고 소리치며 운다. 미칠 거 같다.. 아빠인 나조차

아들에게 가는 발걸음이 너무나도 무겁다 못해 떨어지질 않는다.


"... 아들 아빠랑 엄마가 의사 선생님이랑 얘기 듣고 왔는데 우리 아들 많이 많이 아파서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데 괜찮아? 우리 아들 미안해.. 못난 부모여서 우리 아들 이렇게 만들어서 미안해.."


아들 앞에서 한마디 한마디 말하는 나의 입이 떨린다. 눈에선 물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흘러내린다..

아들이 가만히 보더니 괜찮다고 말하며 입원하겠다 말한다. 아들 입장에선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떨릴까... 잠시뒤 아들을 병원에 입원시키며 절차를 밟는다. 처음 입원하는 정신병원은 감옥처럼 면회 시간이 정해져 있을뿐더러 면회를 하더라도 하루 종일 있는 것이 안된다고 한다. 우리 아들을 이런 곳에 입원시켜도 괜찮을까?.. 끔찍했다. 부모로서 해선 안될 행동을 한 것 같아 우리 자신이 증오스럽다..


"미안해 아들.. 한 달만 기다려줘 아빠랑 엄마가 꼭 데리러 올게 우리 아들 다시 만나면 괜찮아져 있을 거야 알겠지?.."


아들을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병원 내에서 누가 쳐다보든 우리는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니까..





이번목차는 부모님의 입장이 되어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예전의 과거가 떠오르며 부모님의 생각이 나서 그런지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항상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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