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이곳은 나에게 지옥이었다.

by 이현건

부모님은 나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고 나는 생각했다. 더 이상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나를 이곳에 입원시켰다 생각했다. 괜찮았다. 아들인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더 이상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특단의 조치라고 나로서는 생각했다.


"환자분 여기 입원실에서 지켜야 할 규칙 알려드릴게요."


병원 환자복으로 환복 후 내가 집에서 가져온 모든 짐들은 부모님이 다시 들고 가야 했고, 휴대폰은 물론 전자기기도 일제히 다 이병원 안에서는 반입이 금지였다. 부모님은 나를 보며 미안하단 말만 연신 내뱉으며 내가 입원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지막까지 미안하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사실 미안한 건.. 내가 부모님께 더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컸었던 것 같다. 죄송합니다. 마음속으로 나도 연신 죄송하단 말을 하며 입원병동 안에 들어가였고 여기 병원 안은 내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규칙, 병원 내 규칙이 있었다.


"다른 환자분 들과 접촉 시 격리실로 이동합니다."

"다른 환자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판단이 된다면 격리실로 이동합니다."

"병원 내 취침시간 무조건 취침해야 합니다."

"병원 내에서 복용하라는 약은 저희 의료진 앞에서 반드시 복용하셔야 합니다."

"전화 및 면회는 정해진 시간에 가능하고 병동안 무단 외출 및 탈출은 격리실 이동 조치됩니다."


이와 같은 규칙 말고도 여러 가지 규칙들이 있었는데 사실상 감옥과도 같은 방식이다. 말은 병원이지만 나에게 이곳은 지옥 그 자체였다. 강압적인 말투의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들의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에 대비한 남자 간호사들 내 눈엔 그들은 교도소 간수와도 같았다. 나는 그렇게 수칙을 듣고는 병동 안으로 들어왔고 나의 눈에 보여진건 새하얀 병동 그리고 따로 나뉘어 있는 입원실 창문은 벽위쪽에 하나 달려있고 병실 안에 창문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복도 끝 문을 열면 환자들이 바깥을 볼 수 있는 테라스 같은 곳 하나가 이 병동 안에서 유일하게 세상밖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무서웠고 다른 환자들의 눈빛과 나를 쳐다보는 시선 하나하나 너무나도 떨렸다. 그렇게 내 병실로 들어온 뒤 안전침대에 앉아 있는데 그 순간 일이 터졌다.


"000 환자 병실 안에서 자해 시도 중, 남선생님 와주셔야 합니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고 알고 보니 내가 오늘 병원에 입원한 당일 그때 당시 우리 아버지와 나이가 비슷한 남자 한 명이 자해를 시도했었다. 모든 입원실 문이 닫히고 의사는 다른 환자분들은 절대 나오지 말란 말과 함께 병실 안에서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나 역시도 기다리며 속으로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외치며 기다렸다.

첫째 날부터 어린 나이가 감당하기엔 어려운 일이 지나가고 의사와 간호사분들이 약을 환자들께 드려야 하는 시간이 되어 환자들 병동 하나하나를 돌아가며 약을 주는 시간이 되자 나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의사 선생님을 붙잡고 아빠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고 나 괜찮다고 연신 말했었던 것 같다. 아니 그때는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었던 것 같다.


"이 환자 격리실 조치 하시고 5시간 뒤에 다시 병실로 안내하세요."


말이 격리실이지 그곳은 독방과도 같은 곳이었다. 심지어 대소변조차 격리실 안에서 봐야 하고 환자가 격리실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감시하려고 감시카메라까지 있어 나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였었다.


"당신 내가 나오면 당신 죽일 거야 가만 안 둬."


격리실로 끌려가며 의사 선생님께 말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의사 선생님은 이런 일이 허다한 듯 알겠다며 나중에 보자고 했었다. 격리실에 들어간 뒤 3시간 정도 지나 나는 울면서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꺼내달라 했었다. 그러나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했던가. 정확히 5시간이 지나서 나는 격리실에서 나올 수 있었고 내 병실로 들어가 안전침대에 누워 멍하니 벽을 바라봤다.


".. 자기 자식을 이런 곳에 입원시켜? 두고 봐 내가 퇴원하고 당신들 저주할 테니까."


부모님이 어떤 심정으로 나를 입원시켰는지는 까맣게 잊어버린 채 나의 머릿속은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찾고 이를 갈며 하루하루 지옥 같은 곳을 견뎌 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 퇴원 날짜가 되어 부모님이 면회를 왔었다. 그 순간 나는 부모님을 보며 원망했던 마음과 분노로 타들어 가던 마음이 언제 그렀냐는 듯 사라지며 제발 꺼내달라고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나 진짜 괜찮다고 말하며 제발이라는 말을 연신 말했었다. 그런데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부모님의 말이 들려온다.


"아들 미안해.. 한 달만 더 있으면 안 될까? 정말 미안해 우리 아들.."


미친 건가. 아니 나를 그냥 포기한 걸까. 이런 곳에서 한 달을 더 있어라고? 그때 나는 부모님에게 처음으로 격하게 화를 내며 해선 안될 말들을 내뱉으며 내 눈앞에서 당장 꺼지라고 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나보다 더 힘들고 슬프고 괴로웠을 텐데.. 어린 나는 그저 부모님을 원망만 한 것 같다. 그렇게 한 달을 더 지옥에서 보낸 뒤 총 두 달.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삶의 의지와 목표, 심지어 살아야 하는 의미조차 모르겠는 허망한 눈을 한채 부모님을 대면한다. 부모님께서는 고생했다며 나를 부둥켜 안은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역겨우니까 집이나 갑시다."


내가 퇴원하고 부모님에게 건넨 말 한마디였다.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알겠다고 하며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였고 집으로 가는 길 내내 아무 말을 하지 않으셨다. 지금에서 생각하면 나의 이 한마디가 부모님을 망가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저 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자신들 조차 하기 싫은 최후의 방법 이었을 텐데. 그렇게 나는 집에 도착한 뒤 아무 말 없이 나의 방에 들어가 다시 학교로 가야 하는 준비를 해야 했고 그렇게 일주일 뒤에 학교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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