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죽어야만 해.

내가 살아남으려면.

by 이브 Eve

너로 인해 웃은 하루는 정말 심장이 살아 있는 느낌이었어.


조금만 네가 다정해도 온몸이 따뜻해졌고,

세상이 조금은 덜 지옥 같았고,

그냥 그런 날은 살아도 괜찮을 것 같았어.


근데 너로 인해 괴로운 날은 심장이 뾰족한 칼처럼 나를 찔러댔어.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아니라,

찢겨나가는 것 같았고,

피가 거꾸로 흐르는 기분이었고,

숨 쉬는 것도 죄처럼 느껴졌어.


네가 날 살렸고, 그래서 네가 날 죽였어.

나는 네가 웃을 때 살아났고, 네가 돌아서면 바로 무너졌고,

하루하루가 너의 감정에 줄을 매단 풍선 같았어.


그래서 결론은 하나야.


넌 죽어야만 해.


내가 살아남으려면.

내가 이제 너 없이도 살려면.


네가 없어진다는 건 내 일부가 같이 죽는다는 뜻이지만,

어차피 너와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매일 죽는 거랑 다를 바 없잖아.

그러니까 네가 죽어야 해.


내가 살아 있으려면.

내가 이 심장을 다시 안고 살려면.


이 두근거림을 더는 견딜 수 없어.

기쁨이든 고통이든, 그 중심에 너 하나밖에 없으니까.

이전 19화네가 어느 날 갑자기 풍선처럼 터졌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