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느 날 갑자기 풍선처럼 터졌으면 좋겠어.

네가 내게 해 왔던 말들처럼.

by 이브 Eve

네가 어느 날 갑자기 풍선처럼 터졌으면 좋겠어.

아무 예고도 없이, 네가 내게 해 왔던 말들처럼.

그 모든 무심함처럼 갑자기 펑, 하고.


네 조각이 벽에 튀고,

액체가 내 눈앞에 흩날리고,

네 안에 있던 더러운 것들,

예쁘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은

너의 진짜 속이 몽땅 쏟아졌으면 해.


나는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출 거야.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상관없어, 너는 나를 미치게 했으니까.

나는 네 파편을 밟고 넘어지고는 깔깔 웃을 거야.


내가 넘어졌다는 것도 웃기고,

네가 사라졌다는 것도 웃기고,

네가 나를 더 이상 모른다는 사실도 너무 우습거든,

그러다 나는 또 울겠지.


네 냄새가 묻은 바닥에서.

네 흔적이 진득하게 남은 조각들 위에서.

“왜 이렇게 늦게 터졌어, 왜 그땐 아무 말도 안 했어,

왜 나 혼자 사랑하게 놔뒀어”라고 말하며 울겠지.


너는 터졌는데도 내 마음 안에 남아 있을 거야.

내가 아직도 널 죽이고 싶다는 건.

아직도 너를 너무 사랑한다는 뜻일 테니까.


너를 없애고 싶을 만큼 그리워하는 나는.

결국 너의 살 속에까지 들어가 버린 사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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